무기 탈옥수 신창원을 세번이나 놓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간단하다. 경위야 어떻든 하루빨리 신씨를 검거하라는 것이다. 경제위기로 생계가 불안한 터에 치안까지 엉망진창이 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이다.시민들의 이같은 소박한 바람으로 본다면 최근 신씨를 놓친데 따른 문책인사를 놓고 보여준 대통령직인수위와 경찰청의 갈등은 어처구니가 없다. 치안을 책임진 경찰이나 새 정부 출범준비를 하는 대통령직인수위나 모두 범인검거라는 현안은 제쳐둔채 인사문제를 놓고 한바탕 「힘겨루기」를 한 느낌이다. 앞뒤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
황용하 경찰청장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인수위에 찾아가 지휘책임을 묻겠다며 문책인사 방침을 보고했다. 지난 7일 전국경찰청장회의에서 공조수사를 지시한지 사흘만에 코 앞의 범인을 놓친만큼 이는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인수위는 이에대해 경찰이 문책인사를 빌미로 인수위의 인사유보방침을 어기고 독단적인 인사를 할 지 모른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과 인수위는 이틀동안 현안은 제쳐둔채 『한다』『못한다』 식의 불필요한 신경전만 거듭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두 기관이 아웅다웅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신씨를 왜 놓쳤느냐』 『신씨를 어떻게 잡을 것이냐』는 물음은 사라졌다.
제 목이 달아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어부지리로 영전할 지도 모른다는 계산에 바쁜 경찰간부들에게서 신씨를 검거하리라고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인수위도 예외는 아니다. 범인검거보다는 임기말의 「영」을 위해 문책인사에 매달린 황청장의 방침을 수용하긴 했지만 인수위는 「두고보자」는 식이다. 인수위의 한 위원은 『추후 인사 때 손을 봐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은 범인을 빨리 검거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는 게 경찰과 인수위가 할 일이다. 경찰은 총력을 다해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고 인수위는 경찰조직에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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