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복지관 등서 만난 주부들 모임결성 이웃돕기 팔걷어이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이웃 사촌들끼리 모여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하고 있어 힘겨운 IMF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보여주고 있다. 대개 조그만 친목모임이나 복지관 교양강좌를 통해 만난 주부들이 중심이 돼 정을 나누다 부근의 불우 이웃 돕기까지 나서 각박한 세태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역 주부들이 만든 모임으로는 91년 서울 금천구 주부들이 모여 만든 「살기 좋은 우리 구 만들기회(이하 살구회)」가 활발하다. 이 지역 토박이인 김주숙(57·한신대 교수)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여성들을 위한 시설이 적다는 것에 착안해 만든 단체로 주부 교양 교실인 한글 영어반부터 시작됐다. 강사나 학생 모두 지역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살구회 사무실은 이웃 주부들이 모이는 사랑방이 됐고 이웃사촌 만들기 운동의 중심도 됐다. 회원 임송자(43)씨는 『은행이나 시장을 가다가 들러보면 우리 구에 사는 이웃 주부들을 만날 수 있어 동네 마실온 것처럼 편하다』며 『영어 한글을 같이 공부했던 주부들이 친목 모임을 하다가 이웃끼리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지역 노인들을 위한 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살구회에서 하는 이웃 돕기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따뜻한 밥집」과 후원금 지원. 맞벌이 주부들을 위해 회원들중 전업주부들이 강사가 돼 자녀들을 돌봐주는 어린이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집안일을 해주는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살구회원이었다가 서울 성북구로 이사간 정외영씨는 이 경험을 살려 「녹색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사회단체인 복지관에서도 주부들이 주체가 돼 이웃도 만들고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를 하기도 한다. 서울 은평구 녹번YMCA복지관에서는 주민 환경교실에 참여했던 주부 21명이 지난해 10월 이웃끼리 알고 살자는 뜻에서 동네 쉼터인 뒷동산에 「계단 만들기」를 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이웃이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고 안쓰는 집안 물건들을 교환해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12월 재활용품 전시 판매장인 「녹색가게」도 열었다. 수익금이 남으면 지역내의 불우이웃을 돕는 일도 할 계획이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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