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때까지 계속부담 부당/멀쩡해도 폐차 자원낭비만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다 휘발유값이 계속 오르자 놀리는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운행하지 않는 차의 차주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최근들어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차를 처분하고 싶어하는 승용차소유주들이 차가 팔리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승용차소유주 가운데는 하는 수 없이 멀쩡한 승용차를 폐차장에 버리는 경우도 적지않아 자원낭비현상마저 낳고 있다.
14일 교통전문가와 교통관련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승용차를 팔려는 사람은 급증하는데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 중고차 매매가 중단된 상태다. 월 평균 60여대를 소개해온 서울 강남의 K자동차매매시장 권평채(53) 사장은 『차를 팔겠다는 문의나 의뢰는 매일 30여건이나 밀려들지만 최근 한달간 매매된 차는 1대뿐』이라고 말했다.
94년형 중형승용차를 소유한 회사원 김모(33·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는 지난해 결혼한 아내(33)가 타던 소형승용차를 중고차시장에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폐차하기로 했다. 김씨는 『월급도 20%나 깎인 판에 자동차세와 유지비를 감당할 길이 없다』며 『2년도 안된 차를 폐차하는 것이 자원낭비인 줄은 알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D폐차장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평소보다 20%이상 늘어난 월평균 6백∼7백여건의 폐차신청이 들어오며 이 가운데는 출고후 3∼4년된 차들도 20%나 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광훈(41)도시교통연구부장은 『차가 팔릴 때까지 세금과 보험료를 무한정 물어야하는 현행 제도는 차량소유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합리한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차량소유자가 매도를 신청할 경우 차량번호판을 반납받은 뒤 매매유예기간을 주고 이 기간에는 세금과 보험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독일 등 대다수 유럽국가에서 시행중인 「단기운행정지제도」의 도입필요성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제도는 장·단기출장 등 부득이한 사유로 차량운행을 중단해야 할 경우에 증빙서류와 차량번호판을 해당기관에 내면 이 기간만큼은 세제 및 보험혜택을 주는 것으로 이 제도가 시행되면 에너지 절감과 가계부담 경감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교통문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최윤필·이동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