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가 정한 「사진영상의 해」 선포식이 14일 서울 문예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정부는 91년 「연극영화의 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번의 「문화예술의 해」를 지정해 오면서 우리 문화정책의 한 중요한 줄기로 삼아 왔다. 해당 장르의 다양한 행사가 추진되고 대중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노력하긴 했으나, 그 해가 끝날 때마다 『국민적 참여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숙제로 남겨 온 것도 사실이다.사진은 우리에게 가장 현대적 분야이면서도 도입된지 118년만에 전문 사진인구가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대중화한 예술장르이다. 우리의 각급 대학에서는 매년 30여개 학과에서 2,000명이 넘는 졸업생이 배출될 정도로 넓은 대중적 기반을 확보했다. 이처럼 많은 사진인구와, 또한 생활차원에서 사진을 아끼는 가정들과 긴밀히 호흡하는 기획을 추진하고 행사를 가짐으로써 올해는 이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바란다.
「사진영상의 해」 조직위원회가 구상하는 올해의 가장 역점사업은 사진박물관 건립과 사진영상에 대한 국민인식을 높이는 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진인들은 사진이 민족의 삶과 역사의 순간을 가장 생생하게 기록하는 문화유산인데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사진박물관이 없다는 점을 아프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세기 동안 큰 낙차로 영욕이 교차하는 격동기를 지나온 우리로서는 사진박물관이 없기 때문에 귀중한 기록들을 유실하고 말았다. 학교앨범을 잃어버린 졸업생처럼 제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갖지 못한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만 사진박물관이 10개나 되고 일본의 현단위에도 있는 점을 생각하면 부끄럽고 시급한 문제이다. 조직위는 올해를 위해 10억원의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았고 자체지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박물관 건립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적과시와 전시효과만 계산하고 박물관 건립에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될 것이다. 외국의 경우 많은 박물관들은 외관은 허름하면서도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많지도 않은 예산으로 대리석 고급 건물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기록물을 충실히 소장함으로써 사진을 통한 국제적 문화교류와 우리 사진영상문화의 중심역할을 할 거점으로 사용될, 편리하고 튼튼한 건물이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조직위는 또 남북한 사진교류전과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사진전, 초상사진 무료봉사사업, 독도·비무장지대 촬영대회 등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다. 행사 하나하나를 국민이 적극 참여하는 축제마당으로 꾸며 세계 6대 카메라 생산국에 걸맞는 내용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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