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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그린몰락 주범 ‘앙드레 리’ 누구/아 금융 주무른 한국계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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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그린몰락 주범 ‘앙드레 리’ 누구/아 금융 주무른 한국계2세

입력
1998.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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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소년기 81년 도미/대졸후 재봉틀 판매사원/월가 입성 한국담당 성공/90년 스카우트 홍콩 진출/동남아 무리한 투자 패착홍콩 페레그린그룹을 침몰시킨 장본인 앙드레 리(35)는 이석진이라는 한국이름을 가진 한국인 2세.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캐나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재봉틀 판매원에서 동남아의 큰 손으로 성공하기까지 숱한 인생역정을 겪었다. 그는 이제 페레그린 파산의 장본인으로 「무모한 사업가」라는 별명을 들으며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하는 처지가 됐다.

그는 세계 금융중심지 월가로 진출하기 전만 해도 평범한 청년에 불과했다. 63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5세때 아버지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혼혈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인 냉대속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81년 미국으로 건너가 콜게이트대에서 철학과 종교학을 전공했고 85년 대학을 졸업한뒤 뉴욕에 있는 일본 산업용 재봉틀회사에 판매사원으로 취직했다.

89년 재봉틀 판매원으로 전전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우연히 신문에서 「정크본드사업이 월가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견했다. 그는 월가 진출의 뜻을 품고 신문사에 전화를 걸었고 며칠후 투자사인 시어슨 레만 휴튼사에서 증권브로커 연수생을 모집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월가에 진출하자마자 한국기업들의 도움으로 유명인이 됐다. 당시 한국계 은행과 대기업들은 월가에서 해외채권발행을 추진중이었는데 한국어를 잘하는 그에게 한국계 해외채권발행 대부분을 맡긴 것이다.

뉴욕에서 성공을 거둔 그는 90년 홍콩에 진출, 리먼 브라더스사에서 아시아투자를 전담하다 94년 페레그린에 전격 스카우트됐다. 채권팀장을 맡은 그는 동남아 고성장기업과 한국계 은행들의 고수익채권에 투자, 2년만에 채권팀 운용자산을 7배로 키워냈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였다. 그는 최근 몇년동안 동남아 고성장기업에서 상당한 이익을 거두자 신용평가회사의 조사를 받지 않은 「위험한 기업」에 무리하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7월 태국 바트화 폭락사태가 발생했을때 동남아 금융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도 패착이었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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