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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2인회장체제 의미/“개혁 신호탄”­“후계구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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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2인회장체제 의미/“개혁 신호탄”­“후계구도 본격화”

입력
1998.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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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인사에 해석분분현대그룹 정몽헌 부회장이 13일 대외담당 그룹회장으로 승진돼 친형인 정몽구회장과 함께 쌍두마차 체제를 갖춘 것은 국내 대기업중 처음으로 2인회장체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4대그룹 총수들이 김대중 당선자를 만나 강도높은 대기업 구조개혁에 합의한 직후 전격적으로 인사가 이뤄져 재계는 물론 현대그룹내에서도 놀라움과 함께 그 배경에 대한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정주영 명예회장 뜻에 따른 것이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아침 박세용 그룹종합기획실장을 불러 인사내용을 직접 지시했으며 정몽구회장도 사전에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몽구 회장은 앞으로 내부일을, 정몽헌 회장은 해외건설 수출확대 해외투자등 외부를 맡도록 구체적인 업무분장과 「대외담당 회장」이라는 호칭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측도 이번 인사가 올해 그룹역량을 수출에 집중하기위해 그동안 해외사업및 수출을 전담해온 정몽헌회장의 위상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외업무를 할때 부회장보다는 회장이란 직책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직급을 높인 것일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신임 정회장은 치밀한 성격이면서도 일단 일을 시작하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어 정명예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나온 정회장은 연세대 국문과 재학시절 문과대 수석을 차지한 실력파이며 미국 페어리 디킨슨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쳐 어학실력과 함께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며 대통령당선자가 요구하는 기업의 자기개혁에 호응한 것이라는 해석이많다. 그룹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정몽구회장이 기존 재계총수의 역할이라면 정몽헌회장은 현장을 직접 뛰는 실전형총수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정면돌파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사배경이 어떻든 이번 인사로 그룹내에서 정신임회장의 위상은 높아지게 됐고 이는 후계구도와도 무관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정신임회장은 현대전자 회장을 맡은 이후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상사등 그룹 주력계열사를 맡아왔다. 정몽구 회장이 직접 맡고 있는 주력계열사는 현대정공과 인천제철이다.

그룹회장에게 모든 힘이 집중되는 우리 현실에서 처음 실험되는 현대그룹의 공동회장체제가 어떤 식으로 유지될지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배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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