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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100주년/파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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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100주년/파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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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그 유명한 글 「나는 고발한다」가 13일로 태어난지 100년이 된다.1898년 1월13일. 프랑스의 일간지 로로르(여명)에 당시 페릭스 포르 대통령에게 보내는 한 작가의 공개 서한이 머릿기사로 실린다. 정국과 여론에 엄청난 반향과 파문이 일어나고 공개 서한을 쓴 작가는 재판에 회부된다.

앞서 1894년 프랑스 육군의 알프레드 드레퓌스(유대계) 대위는 군기밀을 독일군에게 팔아넘겼다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군사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아 남미 기아나의 천애고도「악마의 섬」으로 추방된다. 유대인을 싫어하는 군대 상관들이 작당, 마녀사냥을 한 것이다. 얼마후 다른 인물이 실제 간첩으로 체포되는 바람에 드레퓌스는 무죄임이 밝혀진다. 그럼에도 군부와 사법부는 당시 사회전반에 고조되어 있던 반유대인 정서를 한껏 활용하며 드레퓌스를 유죄의 고리에 매어두려 한다. 드레퓌스의 유·무죄 논란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이를 기화로 프랑스내 좌·우파, 국수·국제파등 제반세력간에 편싸움이 무섭게 달아올라 누구도 자칫하면 싸움판의 희생양이 될 판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지식인이 반유대주의, 군부및 사법부의 편파적 자세와 부당한 처리등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는 공개서한을 일간지에 투고했다. 그가 바로 에밀 졸라이며 서한의 제목이「나는 고발한다」이다. 지식인의 양심과 용기의 표상을 보여준 졸라는 명예훼손죄로 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나중에 영국으로 망명, 드레퓌스가 대통령 특사로 석방되는 것을 보지 못한채 눈을 감는다.

드레퓌스사건과 졸라의 공개서한은 최근까지도 프랑스내 공식석상에서 거론하는 것이 금기시될 정도로 현대 프랑스사에서 민감한 사안중 하나다.

「졸라의 고발」은 그러나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서 뜨겁게 재조명을 받고 있다. 1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 졸라가 서한을 작성했던 파리시내의 저택에 기념팻말 부착식이 열리고 13일에는 졸라가 안장되어 있는 팡테옹에서 리요넬 조스팽 총리가 참석하는 기념행사가 열리는 등 다양한 행사들이 거국적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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