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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하야하라”/인니 경제악화 여론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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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하야하라”/인니 경제악화 여론 분노

입력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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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언론도 퇴진요구수하르토(76) 인도네시아 대통령 족벌체제가 집권 32년만에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하자 그동안 독재권력의 강력한 버팀목이 돼왔던 군부에서마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가 하면 국민의 90%를 신자로 갖고 있는 회교권도 현정부의 실정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10일에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딸이자 재야지도자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 여사가 96년 인도네시아민주당(PDI) 당수직에서 축출된지 2년만에 차기 대권후보 출마를 선언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수하르토의 이복동생인 프로보수테조는 이날 『마땅한 후임자가 있을 경우 대선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대통령이 밝혔다』고 전했다. 32년만에 처음 권력이양의사를 밝힌 것이다.

경제파탄이 아니더라도 수하르토의 기반와해는 이미 여러곳에서 감지됐다. 우선 건강문제다. 한때 사망설까지 나돌 만큼 그의 건강은 이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일부에서는 수하르토가 이때문에 3월11일로 예정돼 있는 대통령선거 출마를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권력의 공백을 노린 군부와 재계의 힘겨루기 분열양상도 가뜩이나 혼란스런 정계를 더욱 어지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문제는 현정부가 이같은 국가혼란을 수습할 힘을 사실상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 부장관과의 잇단 회담에서 수하르토는 철저한 개혁을 약속하며 15개 대형국책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했지만 경제를 독점하고 있는 그의 6자녀와 측근들은 여전히 IMF가 요구하는 엄격한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유력지 자카르타 포스트는 10일 이례적으로 수하르토의 사임을 촉구했다. 실업문제와 함께 국외탈출이 러시를 이루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는 민심이반을 노회한 집권자 수하르토가 어떻게 수습해갈지 자못 궁금하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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