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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외국에선…/이런 사업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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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외국에선…/이런 사업이 떴다

입력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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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좀 괜찮은 사업이 없을까」불황기에는 사업실적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사업아이디어까지 말라간다. 이럴 때는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외로 머리를 스치는 섬광같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황기 외국에서는 어떤 사업이 인기를 끌었나. 움직이지 않는 소비자를 어떻게 유도할까. 우선 미국 일본에서 불황기에 성공한 사업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자. 외국의 새로운 사업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한국벤처창업정보원 유재수(02­501­2001) 원장이 고른 외국의 불황기 인기 사업 8가지를 소개한다.

◎중고품 백화점/새것 10분의 1 값… 안팔리면 또 할인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에 본사를 둔 밸류 빌리지 스토어사는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중고제품을 팔아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에 평균 점포면적 560평 규모의 중고품 백화점을 125개나 운영하고 있다. 강점은 엄청나게 싼 가격. 의류전문점에서 40달러를 줘야 살 수 있는 블라우스를 이곳에서는 10분의 1도 안되는 3.99달러에 판다. 매장은 여러가지 물건들을 어수선하게 쌓아놓고 팔았던 과거의 중고품 점포와 다르다. 재고품들이 품목 색상 크기별로 질서정연하게 진열돼 있다. 상품구매는 자선단체를 통한다. 판매전략의 핵심은 판매하기로 확정된 물건을 빠르게 회전시키는 것. 2주일이 지나도 팔리지 않는 물건은 30%, 3주일후에는 60%를 또 할인한다.

◎사무용품 할인점/컴퓨터·팩시밀리 등 7천여종 싸게 판매

최근 미국에서는 비용절감에 부심하고 있는 영세중소기업을 상대로 사무용품 할인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브로의 스테이플스사가 원조. 이 회사는 중간업자를 배제하고 가장 싸게 사무용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업체를 찾아내 소비자들의 가격할인욕구를 충족시켰다. 스테이플스사는 종이와 펜에서 컴퓨터 팩시밀리 등에 이르기까지 7,000여종을 취급하고 있는 이른바 카테고리킬러(전문할인점)다. 미국과 캐나다에 557개의 사무용품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독일에도 진출했다.

◎전당포 체인/물건 담보로 필요자금 바로 대출

미국에서 신개념의 전당포 체인사업이 성업중이다. 화제의 회사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본사를 둔 캐시 아메리카 인터내셔널사. 미국에 131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스웨덴에 각각 36개, 10개의 점포를 개설해 놓았다.

이 회사는 부동산담보나 거래실적을 요구하지 않는다. 은행이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심사를 하는 동안 서민들이 갖고 있는 물건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바로 대출해 준다. 물건 감정이나 이자 계산에는 컴퓨터가 이용된다. 컴퓨터는 제조번호가 적힌 귀금속이 도난품이 아닌지를 판정하는 데도 사용된다. 손님이 약정기간내 물건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에는 경매처분한다.

◎헤드 헌터업/유능한 영업인력 6개월단위로 대여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을 배경으로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구직을 원하는 고급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기업에 알선하는 헤드헌터(Head Hunter)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에서 이 업종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매니지먼트 리크루터 인터내셔널사. 직업소개소로 출발한 이 회사는 미국 전역에 660개의 사무소를 개설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감원선풍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에서 밀려나오고 있는 한편 중소기업들은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유능한 퇴직자들과 손잡고 고급인력시장을 개척했다.

퇴직자중 개인사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맹점을 맡겼고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직장을 소개하고 있다.

◎영업인력 파견업/유능한 영업인력 6개월단위로 대여

일본에서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뒷바라지하는 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벤처링크사. 이 회사는 월회비 4,000엔이라는 싼 돈을 받고 회원가입 업체에 거래처를 소개하거나 매매정보 대리점확장 신규사업아이템 등 중소기업이 목말라하는 2,000가지 이상의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필요한 용역이나 물품을 벤처링크사를 통해 서로 제공함으로써 취약한 영업력을 보충하는 등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는 회원으로 가입한 중소기업수가 올들어 11만을 넘어서면서 매월 4억4,000만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소기업 정보제공사업/월 4,000엔에 2,000가지 경영정보 제공

미국에서는 갑작스런 시장변화로 치열한 경쟁상황에 처한 기업들에게 유능한 영업인력을 일시 대여하는 사업이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에 있는 세일즈 스태퍼즈 인터내셔널사는 단기간 영업인력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최고 수준의 영업사원을 파견해 주는 사업을 시작, 매출액이 3년 연속 100%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가 확보한 영업인력은 800여명. 영업인력은 개별 파견되는 일은 거의 없고 프로젝트에 따라 팀을 구성, 파견된다. 보통 3명의 세일즈매니저를 포함해 25명으로 구성된 영업팀이 6개월 단위로 고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모터스 모토로라 프루덴셜보험 등이 고객이다.

◎퀵 마사지 전문점/싼값에 15분간 마사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백럽 스토어사는 단시간내 싼 가격으로 마사지를 제공하는 신개념의 퀵마사지점을 개발해 재미를 보고 있다.

15평 규모 점포에는 받침대가 달린 5개의 안락의자가 설치돼 있다. 고객이 가운을 입고 의자에 앉으면 머리와 상반신을 자극하는 마사지가 시작된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등과 어깨근육의 피로가 풀린다. 회사쪽은 15분의 마사지로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충분히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점포에서는 마사지용오일 마사지기구 배게 손목보호대 안락의자 등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 나스닥시장(벤처기업 주식시장)에 상장까지 했다.

◎직장 탁아소사업/직장 탁아시설 위탁받아 운영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브라이트 호라이즌사는 기업을 대신해서 직장탁아소를 운영한다. 이 회사는 IBM 모토로라 듀폰 올스테이트보험 등과 탁아 계약을 맺고 1만1,000여명의 어린이를 돌보고 있다.

기업이 자체 설치한 탁아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해 주는 방식이다. 탁아소는 어린이를 유아에서 3세, 4∼5세, 6∼7세 등 연령별 3개반으로 나눠 제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탁아비용중 10∼25%를 해당기업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부모가 부담한다.<김범수 기자>

◎전문가 조언/구조조정기엔 가격할인·사업지원·아웃소싱·스트레스해소 사업 등 ‘불황중 호황’/유재수 한국벤처창업정보원장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더욱 매섭고 혹독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은 80년대와 90년대로 이어지는 장기간에 걸친 구조조정기를 거쳤다. 특히 미국은 주요 대기업이 수만명 단위로 대량감원 했고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수모를 감수했다. 일본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대폭락하는 등 거품이 걷히면서 부도난 중소기업 사장들의 자살이 속출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

이런 과정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전환하면서 겪는 고통이다. 그러나 단기적(구조조정 초기)으로는 방만한 소비풍조에서 벗어나 검소한 생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급 전문점들이 퇴조하고 할인점이나 중고품 판매점들이 부상하는 등 업종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산업구조조정 결과, 소수의 대기업을 대신해 다수의 소규모 기업들이 경제를 꾸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외부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활기를 띠게 된다. 산업조정기에는 또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사업은 이 시기에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다.

미국 일본은 산업구조조정 초기 단계에서 가격할인 사업지원 아웃소싱 스트레스해소 재택사업 등을 키워드로 삼는 뉴비즈니스들이 나타나 불황중 호황을 누렸다. 이 사업들은 그 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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