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아직 위기인데…” 자성과 비판론/여선 공세우려 나서고 재계·정부 “나만 살자식”/위부터 자기희생 보여야『DJ는 마이더스 손이 아니다』
12일 국민회의 간부회의에서 김근태 부총재와 유재건 총재비서실장이 던진 말이다. 외환위기가 상존하고 경제전망이 지극히 어두운데도 경제 각 주체와 당 모두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에게만 해결책을 기대하고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다. 두 사람은 『김당선자가 혼자서 경제위기 극복에서 정부조직 개편까지 다 해낼 수는 없다』며 『작게는 당이, 크게는 사회 각 분야가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 김당선자가 나서지 않으면 어느 문제고 제대로 풀리지 않는 실정이다. 노·사·정 대화합만해도 협의체 구성조차 어려워 김당선자가 노·사 양측을 만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비상경제대책위가 정리해고 문제에서 너무 앞서갔다. 이로인해 노동계 반발이 심각해져 김당선자가 직접 재벌의 고통분담을 설득하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수출업체 지원도 김당선자가 직접 시중은행장들을 독려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김당선자 주변에는 공을 세우려는 인사들이 넘쳐 나고, 공직사회나 재계에서는 「다 죽어도 나만 살자」는 보신주의가 팽배해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런 비판은 자연스럽게 상부구조의 자기희생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 정책분과위 간사인 이해찬 의원은 『국가위기는 계속 되고 있다. 정치권 정부 대기업 등 상부구조가 자기 살을 도려내지 않고서 국민 에너지를 하나로 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특히 『대기업은 국민과 근로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자기희생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도 『정치권은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의 정수 축소를, 정부는 축소개편을, 대기업은 쇄신을 택하는 솔선수범을 보여 국민과 노동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많은 의원들은 『국민은 하루에 7,000만달러의 금을 내놓을 정도로 고통분담의 자세가 돼있다』면서 『정치권 등 상부구조가 정쟁이나 자기살기에 매몰되지 않아야 난국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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