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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오리무중”/일기에 “강도해 불쌍한 사람돕겠다”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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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오리무중”/일기에 “강도해 불쌍한 사람돕겠다” 이중성

입력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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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망내 있는지 불명확/100m 12초주파 준족/낮 독서실 밤 차속 은신 “폭행당해 탈옥” 주장탈옥수 신창원(31)은 경찰 포위망 안에 있나, 밖에 있나.

경찰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대간첩작전하듯 태화산과 천안시 광덕면 일대를 수색했으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이틀간의 수색에서 얻은 것은 눈밭의 발자국들과 5개의 혈흔, 버린 권총 탄창이 전부다.

경찰은 12일 상오까지만해도 신이 격투과정에서 부상했고 겉옷과 신발도 벗겨진 채 달아났는데도 차량과 옷가지 등의 도난신고가 없는 점으로 미뤄 포위망안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의견이 경찰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추정의 근거는 인근 마을들을 쥐잡듯이 뒤졌고 눈밭의 발자국 등 흔적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으며 신이 이미 이곳에 두차례 다녀간 적이 있어 지리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의 도피행각으로 보아 용의주도한 신이 친구 등에게 미리 도주로에 차량을 대기시켜 두었다가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조미비로 도주로를 사건발생뒤 2시간이나 지나서야 차단한 점도 이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게다가 신이 1백m를 12초에 주파하는 준족이고 교도소에서 하루 5천번씩의 줄넘기로 체력을 단련했으며 도시가스배관을 타고 아파트 24층까지 올라가 절도를 한 사실 등도 포위망탈출 가능성을 높여준다.

신의 용의주도함은 그가 지난달 30일 경기 평택에서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난 이후 쓴 대학노트 13장 분량의 일기에서 잘드러난다.

신은 전주와 대전의 병원과 독서실, 승용차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밤에는 발각을 우려해 차의 시동을 끈 채로 추위에 떨며 잠을 잤다.

평택에서 경찰과 대치중 쇠파이프로 맞아 부러진 왼쪽 팔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멀리 떨어진 전북 전주로 내려가 K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아예 3일간 입원했다. 2일 귀성차량 행렬에 묻혀 검문을 피하며 대전으로 이동했다.

한편 신은 일기에서 동거녀 강씨를 구하기 위해 평택경찰서 습격을 생각하는 가하면, 「정치인과 고리대금업자를 상대로 강도짓을 해 불쌍한 사람을 돕겠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겠다」며 은근히 「의적」행세를 하려는 뻔뻔스러움도 보였다.

신은 「50대남자가 교육을 받다가 쓰러져 부축한게 빌미가 돼 개처럼 당했다. 고열로 교도관을 불렀으나 오히려 2시간동안 나무에 묶어 놓고 폭행했다」며 부산교도소 탈옥이유를 써놓았다.<김진각·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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