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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방불” 차속 흉기 가득/신창원 탈출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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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방불” 차속 흉기 가득/신창원 탈출행각

입력
1998.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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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독서실 밤엔 차” 일기장도 발견/도주로 차단하자 포위망 정면 돌파탈옥수 신창원(31)은 11일 경찰의 세번째 포위망도 특유의 대담성과 영악한 두뇌플레이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신이 타고왔던 다이너스티 승용차안에는 도피행각중 범죄에 사용한 흉기와 훔친 승용차 번호판 12개, 귀금속이 가득했다.

○…신이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을 것이 뻔한 전 동거녀 전모(30)씨를 만나려고 한 것은 자신의 탈옥후 행적이 알려진 것이 평소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한 전씨때문이라고 보고 보복하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전씨와 가족에 대한 신변보호에 들어갔다.

경찰은 신이 10일 하오 11시께 전씨에게 『그간의 사정은 이해한다. 한번만 만나달라』는 사정조의 전화를 했고, 전씨가 약속장소로 가면서 충남 아산부근에서부터 뒷좌석에 숨어있던 경찰관들에게 『누군가 뒤쫓는 것 같다』고 수차례 말한 점으로 미뤄 신이 경찰의 추적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미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은 경찰의 포위망을 탈출하는데도 대담성과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경찰이 도주로를 차단하고 대규모 수색작전을 펴자 오히려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일단 빼앗은 권총에서 빈 탄창을 태화산중턱에 버린뒤 거꾸로 경찰추적로로 내려갔다. 경찰 관계자는 눈위에 찍힌 신의 발자국으로 볼때 추적하는 경찰병력의 이동을 지켜보면서 허를 찌르고 대담하게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이 버리고 달아난 충북 31다2521호 다이너스티 승용차에는 범죄에 사용하는 장비들과 도피에 사용한 훔친 번호판 12개가 있었다.

트렁크에는 번호판들과 쇠톱 망치 절단기 드라이버 등 각종 기구와 카메라와 망원렌즈까지 있었다. 특히 앞뒤에 붙어있던 충북31다2521호 번호판은 경찰의 전산자료에 입력조차 되지 않은 불법제품이었다.

○…승용차안에서 발견된 일기장에는 그동안의 도피 방법과 범행 대상 및 범행 원칙 등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일기장에는 「낮엔 독서실에서 책을 보고 은신하다 밤엔 차안에서 시동을 끄고 잔다」는 도피방법, 「부잣집에 절도만 한다」 「강도나 사람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범행원칙 등이 씌여있었다. 또 「경찰관이나 교도관은 위해를 가해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겠다」고 써 놓았다. 경찰은 신이 경찰의 집요한 추적으로 궁지에 몰릴 경우 다른 탈주범들처럼 극한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어 긴장하고 있다.<천안=이동준·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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