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미술관서 31일까지 전시독일인의 특성은 현대미술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미술가로부터는 열광적 추앙을, 일반인에게서는 「반사기꾼」대접을 받는 요셉 보이스의 개념미술은 어쩌면 독일의 풍토에서는 출현이 예고된 일이었는지 모른다.
독일 젊은 작가 4명과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문혜정씨가 「독일현대미술의 움직임」전을 갖는다. 지난 6일 시작, 31일까지 워커힐미술관(024504398)에서 계속되는 전시는 현대 독일미술의 편린을 확인하기에 알맞다.
합성고무인 라텍스를 소재로 「장난」을 친 사람은 홀거 담미트. 2.2m, 7.5m의 대형 라텍스를 마치 종이오리기 장난을 한 것처럼 자르고 오려내 쇠스랑 같은 연장, 나사와 톱니같은 기계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현대산업의 산물로 현대문명을 비판한 것인데 라텍스의 유연한 성질을 잘 이용, 부드러움과 날카로운 사유를 잘 조합시켰다.
동양의 그림자놀이를 연상시키는 프로이덴 라이히의 대형판화는 건자재용 통나무의 선명한 나뭇결과 흑백톤의 화면으로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하다.
설치방법, 위치에 따라 작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잔네 마우테의 작품은 기하학적 구조물의 새로운 경향을 제시한다. 에르빈 헤릅스트는 미니멀 계열이지만 움직임이 가능한 독특한 입체작품을 선보였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지서 활동하고 있는 문혜정씨는 유화와 설치를 결합해 실재와 기호, 평면과 입체 두 상이한 세계의 접합을 꾀하고 있다. 문씨는 이전시의 큐레이터도 겸했다.
출품작의 특징은 흑백의 모노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동양적 체취가 물씬하다. 형태 뿐 아니다. 『부드러운 것은 시간을 견디며 모든 것을 수용한다』며 라텍스 소재의 의미를 설명하는 담미트, 「동양의 그림자 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라이히 같은 작가들은 동양적 사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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