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이상 우량주집중… 외환위기극복 ‘파란불’「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외국자본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난해말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규모를 다시 늘리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주류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중장기 투자수익을 염두에 둔 「건전세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극복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해 9월이후 외환위기가 가시화하면서 썰물처럼 국내 증시를 탈출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올들어 U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8일에는 사상 2번째 규모의 순매수액을 기록하는 등 최근 8일간 연속으로 총 4,099억원어치 주식을 순수하게 사모았다. 올들어 7일동안의 순매수액은 3,648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외환위기가 고비를 넘기고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데 따른 결과로 증권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자금의 성격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몇몇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국내증권사(국내에 지점을 둔 외국증권사 포함)에 매수주문을 내고 실제 자금주는 비밀에 붙이는 것이 영업관행으로 돼 있어 이들 자금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증권사들의 분석과 여러 징후를 종합해 보면 핫머니는 외국투자자금중 소수세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의 주요 창구역할을 하고 있는 대우증권 등에 따르면 최근 유입된 외국자금의 60%이상은 ▲미국의 템플턴펀드 등과 같이 투신사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뮤추얼(MUTUAL)펀드 ▲캘리포니아사학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등으로 중장기투자가 주목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핫머니로 통하는 「타이거펀드」 등의 헤지펀드도 상당수 유입되고 있으나, 투자대상이 대형우량주에 집중돼 초단기에 수익을 올리고 빠져나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우증권 곽영교 국제영업팀장은 『유입되는 자금의 속성과 이들 자금이 한전 등 대표적인 종목에 집중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대다수 자금이 투기성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중소형주에 몰려들고 있는 자금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주가가 올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권사에 투자문의를 해오는 외국계 금융기관과 기관투자가들이 크게 늘어나 중장기 투자자금 유입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성격이 모호한 자금이 올들어 유입된 자금의 30%안팎에 이르고, 투기성이 강한 「인덱스펀드」 등도 상당수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빠른 시일내에 핫머니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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