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 연작/도시의 우수 강렬히 표출「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광고 가운데 단연 주목받은 한불화장품 오버클래스 아이디 2차 광고의 카피다. 이 광고는 남성화장품을 선전하면서 남자 없이 여자모델만을 이용했다는 점, 상처입은 여성을 통해 도시적인 우수를 강렬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성공작으로 평가받았다. 또 거액을 주고 미국 배우 브래드피트를 데려와 모델로 썼던 1차 광고에 비해 훨씬 싼 값에, 더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예로도 입에 오르내린다.
오버클래스 아이디가 지난해 연말부터 3차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광고는 앞서 나온 「낯선 여자」편의 연작으로 볼 수 있다. 상황설정이나 화면의 분위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교묘하게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재주는 2차 광고에 비해 떨어진다. 무절제한 감정 노출만 늘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비에 젖은 밤의 터널. 한 여자가 걸어 간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걸음은 위태롭고 얼굴에는 우수가 가득 차 있다. 마치 무슨 의식을 집행하듯 모델이 느리게 춤추며 오버클래스 아이디 애프트쉐이브를 길바닥에 쏟아 버린다. 카피는 「이제 그의 향기와 남은 사랑을 한다」.
이 광고의 가장 큰 매력은 적막함 속에 낮게 깔리는 음향 효과다. 고독한 기타 선율과 멀리 들리는 자동차 소리, 쓸쓸함이 담긴 성우의 음성 등이 이전 광고의 매력을 지켜주고 있다.
광고를 만든 제일보젤쪽은 『상품의 특성을 나열하는 일반 광고와 달리 소비자들이 광고의 분위기에 매료되고, 나름대로 상황을 해석하도록 유도해 인지도를 높히려 했다』고 설명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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