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점심’먹으며 ‘야근자청’호평/한건주의 돌출·민원성 발언 등은 눈살대통령직인수위의 업무파악 작업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수위원들의 형태를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의 취지에 맞게 의욕이 돋보이는가 하면 과욕과 한건주의가 겹쳐 오히려 인수작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인수위가 입주해 있는 교육행정연수원엔 최근 도시락 점심이 유행하고 있다. 인수위원들이 분과위별로 보고를 받으며 점심시간을 아끼기 위해 하나둘씩 도시락을 주문하기 시작하자 도시락 점심이 일반화됐다. 인수위원들의 「일 욕심」은 업무보고를 하는 공무원들이 위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해야 하는 고민까지 덜어주고 있다. 업무보고가 폭주하자 일과후에도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자청하는 인수위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각 분과위 소속 위원들 뿐만 아니라 이종찬 위원장도 대표적인 야근파. 가장 늦게 퇴근하는 위원중에 이위원장이 포함된다.
그러나 위원들의 일 욕심이 돌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과욕」으로 비쳐지는 경우도 많다. 통일·외교·안보 분과위의 모 위원은 분과위 차원의 구체적 협의없이 개별적으로 김영삼 대통령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경수로비용부담을 약속한 친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분과위 소속 다른 위원들로부터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고 관련 부처인 외무부가 부랴부랴 별도의 보고서를 제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기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통일·외교·안보 분과위 소속위원들간에 불협화음이 새 나왔다. 인수위측이 보다 구체적인 특정자료의 제출을 요구한데 대해 안기부측이 난색을 보이자 위원들은 강온 양파로 나뉘었다. 이같은 사단은 위원들중 안기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위원이 자료제출 요구에 「과욕」을 보인 것이 발단이 됐다. 위원간 의견대립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소속 위원들간에 두드러지고 있다. 인수위 활동이후를 염두에 둔 정치적 신경전이라는게 중론이다.
일부 위원들은 본질적인 업무파악과는 별 상관이 없는 「민원성」 발언을 남발, 공무원들을 난처하게 했다. 인척중에 대학 설립자가 있는 정무분과위의 한 위원은 업무보고중에 학원설립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위원들은 물론 당소속 전문위원이나 보좌관들이 보고를 받는 기회를 이용해 소관부처를 상대로 민원해결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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