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성 최고기사 선발전/최연소·최저단우승 돌풍/작년 3개기전 본선 올라/“수읽기 탁월 대기 예약”「초거물급」 「신예강호」 「새끼호랑이」.
일본바둑계가 조치훈 9단의 한국인 내제자 김수준(19) 3단에 거는 기대는 이같은 수식어로 가늠할 수 있다. 일본바둑계는 아직 미소년의 티가 가시지 않은 김 3단을 올해 일본열도를 뒤흔들 기사로 꼽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그가 거둔 「당돌한」 성과를 살펴보는 것으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충분하다.
97년 6월25일. 일본언론은 혜성처럼 떠오른 김수준 3단에 주목했다. 김3단이 최연소(18세)·최저단(3단)의 신기록을 세우며 일본 최대기전인 기성전 최고기사 결정전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가 토너먼트로 벌어지는 기성전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과정을 뚫어야 한다. 먼저 단별 선발전 우승을 거쳐 7·8단전 준우승자와 초단∼6단 우승자 8명이 겨루는 최고기사 결정전선발전에서 우승해야 한다. 최고기사결정전(본선)에 진출한 김3단은 그러나 린하이펑(림해봉) 9단에 석패했다.
또 97년에만 JJ(일본담배)배, 용성배 등 3개의 일본기전 본선에 진출하며 김수준 돌풍을 일으켰다. 95년에는 14승3패로 1위로 입단, 기념대국에서 당시 유시훈 천원을 불계승으로 꺾어 파란을 일으켰으며 이듬해 20승6패(77%)로 저단진(6단이하) 승률부문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37승1무12패로 저단진 다승부문 6위를 차지했다.
2년에 걸친 조치훈 9단의 테스트 끝에 92년 8월 조 9단의 집에서 내제자 4명과 바둑수업을 하고 있는 김 3단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조치훈 9단과 호선으로 속기바둑을 둔다. 승률은 25%, 4판 중 1판을 이긴다는 게 김3단의 말이다.
김 3단은 『스승님은 과묵한 편이어서 내 바둑의 장단점에 대해 직접 말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으나 95년 유시훈 9단을 꺾었을 때 조9단이 승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미뤄 그에 거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또 그의 바둑은 발빠르고 수읽기가 깊은 데다 형세판단이 좋아 대성할 것으로 평가된다.
김 3단은 『기성, 명인, 본인방 등 일본 3대 기전의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기성도전권을 획득, 「일본판 조훈현이창호」의 구도를 만들어 스승님과 겨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3단은 지난 연말 휴가차 귀국했다가 금년초 일본에 다시 갔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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