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방식 차별대우 관행 제동여직원들이 남자들에 비해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것이 사측의 인사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면 남녀간의 임금 차등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나종태 부장판사)는 10일 황문순(36·여)씨 등 세종연구소 여직원 10명이 연구소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시, 『연구소측은 황씨 등에게 각각 1천5백만∼6백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여직원들을 단순기능 업종으로 인사발령하는 등의 방법으로 남녀직원간의 임금 차등을 두어온 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어서 앞으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중 일부가 관리직에 종사하는 남자직원들과 달리 단순한 사무보조 기능만 수행해온 점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이는 순환보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연구소측이 인사상 필요에 따라 발령한 것이므로 호봉이나 직급 차등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노사가 남녀직원간 임금 차등을 합의했지만 이는 동일한 사업장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해 남녀간에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배하므로 무효』라고 덧붙였다.
황씨 등은 연구소측이 89년 직급을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노조측과 합의를 거쳐 원고들에게 남자 직원들보다 낮은 직급과 호봉을 인정하자 소송을 제기했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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