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공동연구과제 중단 속출/무인항공기·정수분리막 등 지난해 말부터 10여건 취소IMF여파로 민간기업이 출연연구기관에 의뢰하는 연구과제의 중단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기업이 지원해주는 연구비도 대폭 삭감될 전망이어서 출연연구기관의 연구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민간기업과의 공동연구 과제가 취소된 사례는 알려진 것만도 벌써 10여건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최근 자원탐사 및 환경측정 등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을 무기 연기했다. 연구소측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말 이미 5개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연구팀까지 구성했으나 이번주 초 대한항공 삼성항공 등 민간기업 4개사가 연구비를 조달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92년부터 진로그룹과 함께 수행해온 정수용 분리막개발 과제를 연구비 지원중단으로 올들어 취소했다. 이 과제에는 96년에만 3억원 등 지금까지 진로그룹과 KIST가 모두 7억여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96년부터 수행해온 매연여과장치의 성능연구실험도 공동연구기업인 만도기계의 부도로 취소됐다. 생명공학연구소도 최근 제약회사의 잇따른 부도로 업체와의 공동연구과제 3∼4개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밖에 한국화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 등도 공동연구기업의 자금줄이 끊기면서 2∼3건의 연구과제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계연구원 관계자는 『기업 공동연구과제의 재계약시기가 2∼3월에 밀집돼있어 앞으로 취소되는 과제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기업들이 올해 예산을 짜면서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축소, 출연연구기관의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연간 200억원 규모의 연구를 의뢰해오던 한국통신이 올해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40%이상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TRI는 또 SK텔레콤도 경제불황을 이유로 연구의뢰를 대폭 줄여 연구계약액이 지난해에 비해 30%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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