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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북풍추궁’/안기부 인수위보고 논란·결론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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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북풍추궁’/안기부 인수위보고 논란·결론없이 끝나

입력
1998.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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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의 통일·외교·안보분과위는 9일 안기부업무보고를 내곡동의 안기부 청사에서 받았다.보고는 안기부의 특수성을 감안, 인수위가 처음으로 현장 청취하는 보고답게 분과위 소속 4명의 위원들만을 대상으로 철저한 보안속에서 진행됐다. 통일·외교·안보 분과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종찬 위원장은 이날 불참한 대신 이미 7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간략한 사전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에선 대선과정에서의 「북풍」조작및 대선후 주요문서 파기의혹등이 거론될 것으로 미리 예고돼 긴장된 가운데 진행됐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안기부가 악연이 많았음을 감안하면 긴장감은 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김현욱 간사는 업무보고에 앞서 안기부측에 『국민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정서를 감안, 확실하게 보고를 받겠다』며 『맑고 담백한 마음으로 보고에 임해줄 것』을 요청 했다.

업무보고는 권영해 안기부장의 간단한 상황보고에 이어 각 차장및 실국장들의 주요현안 보고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추궁과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북풍조작 의혹 등에 대해선 이렇다 할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원들중 일부는 안기부내 지휘체계를 교란시키면서까지 월북한 오익제씨 편지를 공개한 이른바 「북풍 5인방」의 존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으나 안기부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문서파기 의혹에 대해서도 안기부측은 김당선자에게 보고한 대로 『통상의 관행에 따라 일부 문서를 파기했다』는 설명을 되풀이 했다.

항상 「뜨거운 감자」였던 안기부의 정치개입의혹과 국내정보업무에 대해서도 뚜렷한 결론이 나올 수 없었다. 안기부측은 21세기에 대비한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마련한 자체 조직개편안을 인수위측에 전달했다. 안기부측은 이 개편안에서 경제관련 정보 등 해외정보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분과위의 한 위원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횡적, 종적으로 정보가 차단되는 안기부 업무의 속성탓인지 만족스러운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안기부에 대한 업무인수와 조직장악은 새로운 안기부장이 취임해야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보고는 새정부의 안기부 입성을 앞둔 정지작업인 셈이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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