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압력도 특혜도 없을것/대기업 자발적개혁 유도를/김 당선자/은행장들 고금리·어음제도 개선요청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전국 금융기관장과의 오찬 간담회는 35분간에 걸친 김당선자의 모두발언등 2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김 당선자 모두발언=금융은 우리경제의 혈맥이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전반의 위기까지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치금융 정경유착 부정부패 등이 금융을 파탄지경으로 몰아넣었다. 은행대출이 권력의 힘에 의해 결정돼 처음부터 부실대출의 씨를 안고 있었다. 가장 큰 책임은 집권자와 정부에 있고 정치권도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그러나 금융계도 권력을 악용해 금융구조를 왜곡시킨 데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정부나 은행은 이제 새로 태어나야 한다. 권력이 은행장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부실기업에 대출을 강요당하는 권력의 간섭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혹시(대출청탁 등이) 있더라도 집권자의 의지를 믿고 단호히 저항해 자주성을 지켜달라. 국민부담을 초래하는 은행은 살아 남기 어렵다. 특혜를 주어 살리는 일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금융권의 자구노력과 구조개혁을 자신의 책임과 위험부담속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
다섯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이 중요하다. 수출신용장을 개설하지 못해 수출을 못하는 현실은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 수입원자재 조달도 원활하게 되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중소기업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된데는 은행의 책임도 부인할 수 없다. 경쟁력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적극 도와야한다. 대기업의 자발적 개혁을 유도해야 한다. 미워해야 할 기업도 없고 특별히 도와줘야 할 기업도 없다. 새정부정책에 협조한 은행은 반드시 보답하겠다.
장철훈 조흥은행장=은행으로서 장사가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 현실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은행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은 고금리다. 지금과 같은 고금리로는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다 쓰러질 수밖에 없다. IMF의 요구사항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조건 적용을 98년말로 늦추도록 해달라.
임창렬 경제부총리=정부도 고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IMF측과의 협상당시 인플레이션이 낮은 우리나라를 남미와 동일선상에 두어선 안된다고 설명했으나 견해가 달라 수용 되지 않았다. 8일 현재 외환보유고는 99억달러인데 한국은행 보유 외화를 빌려주면 은행이 쉽게 처분하기 때문에 억제하고 있다.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솔직히 우리은행들은 기업에 대해 자구노력을 요구하지 못했다. 은행대출심사때 기업의 차입금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하고 보유부동산 처분 등을 압력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덕규 대구은행장=지방의 부도율이 중앙보다 2∼3배 높다. 지방경제활성화에 관심을 가져달라.
박영수 광주은행장=아시아자동차 도산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배려가 필요하다.
이관우 한일은행장=모든 기업이 자금회수 공포증에 걸려있다. 어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각 은행이 기업의 해외차입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금융기관간의 상호정보공유 시스템이 필요하다.
김당선자=얘기만 듣고 끝나는 자리가 돼선 안된다. 위기극복의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박수를 한번 치고 각오를 다지자.<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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