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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태 끝내 국가부도 날까/통화 끝없는 추락 ‘파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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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태 끝내 국가부도 날까/통화 끝없는 추락 ‘파국’ 위기

입력
199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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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불=10,000루피아 돌파/바트화도 5달새 70% 폭락인도네시아와 태국에 국가부도의 암운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각각 430억달러, 172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두 나라는 그러나 IMF개입 이후에도 통화폭락사태가 계속돼 이 상태라면 모라토리엄(대외지급유예)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두 나라가 이처럼 참담한 실패를 거듭하게 된 것은 이미 통제권 밖으로 떨어진 통화가치 폭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IMF 구제금융이전에 달러당 2,500루피아였던 인도네시아 통화는 8일 1만루피아가 무너지는등 화폐가치가 지난해 7월이후 85%이상 줄어들었다. 올들어서만도 23%가량 하락한 수치다. 그렇잖아도 동남아 최대채무국(97년 9월 현재 민간부문 650억달러, 공공부문 523억달러등 모두 1,173억달러)의 멍에를 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로서는 올 3월이면 환율변동에 따른 외채총액이 1,5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원리금상환에만 연간 외화소득의 45%를 꼬박 투입해야 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도 문제다. IMF측은 구제금융 조건으로 인도네시아의 올해 경상적자를 국내총생산(GDP)대비 2%이내로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측은 적자규모를 2.5%로 늘리면서 6일의 예산안 발표때에는 내년 정부지출을 24%로 오히려 늘리겠다는 배짱을 보였다. IMF측은 즉각 3월 중순으로 예정된 30억달러의 2차 추가지원금을 보류하겠다며 강경입장을 나타냈다.

태국도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국이다. 지난해 8월 구제금융 신청당시 달러당 32바트였던 통화는 8일 54바트까지 치솟으면서 70%가량 폭락했다. 외환보유고가 급감하자 결국 태국정부는 19일 재무장관을 미 워싱턴에 파견, IMF측과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한다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두나라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IMF 구제금융이 방법면에서 타당한가 하는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제프리 삭스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 소장은 『1995년 멕시코 사태때 IMF는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마이너스6.1%였다』며 IMF 거시지표의 허점을 공격했다. 그는 또 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IMF의 고전적 방식으로는 경제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IMF 구제금융의 또 한축인 정부긴축도 도마위에 올랐다. 미국조차도 경기불황에는 균형예산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서 경제구조가 취약한 개발도상국가에는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IMF 구제금융 무용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두나라의 경제파탄이 어떻게 결론날지 아직은 속단할수 없다. 그러나 개혁·개방이 경제원칙의 대세로 굳어진 지금 두 나라의 경제파탄이 인근 동남아는 물론 한국 일본의 경제환경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황유석 기자>

◎모라토리엄이란/일정기간 채무이행 유예/현금거래외 수출입 마비

전쟁·천재·공황등에 의해 채무이행이 어려워지게 된 경우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일정기간 채무의 이행을 연기 또는 유예하는 것을 뜻한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당사국은 수·출입에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신용거래가 금지되기 때문에 현금 이외에는 원자재를 수입할 수 없게 돼 수출감소는 필연적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부존자원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원자재 수입부담이 적으나 특별한 자원이 없는 태국의 경우에는 사실상 국가경제가 마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간부문의 신용공여도 완전 봉쇄된다. 82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멕시코는 민간부문의 신용을 회복하는데 무려 7년이 걸렸다. 모라토리엄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은 1931년 미국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대공황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의 대미 전쟁채무를 1년간 지불유예한 경우이다. 이른바 「후버모라토리엄」이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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