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듣고 말하는 단어는 「구조조정」일 것이다. 정부는 조직을 축소하고 기업은 살림규모를 줄인다. 가정에서도 차를 팔고 아이들 과외를 줄이며 외식도 자제하는 작은 구조조정이 일고 있다.각계각층에서는 구조조정을 위한 노·사·정의 고통분담이 강요되고 있다.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지난연말부터 팀해체 도미노 현상이 일고 있다. 기업체의 비용절감을 위한 1차 구조조정이다. 「노」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졸지에 일터를 잃어버렸고 가장 먼저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에 내몰렸다. 「사」측인 기업체는 이미 구조조정의 한가운데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정」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조직의 축소방침에 따라 문화체육부의 위상도 변할 것이다. 그러면 체육계의 또다른 「정」은 어떠한가.
체육계의 「정」은 정책담당의 문체부, 엘리트스포츠의 대한체육회, 생활스포츠의 생활체육협의회, 지원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4대축이다. 축구, 야구협회등 경기단체는 대한체육회 산하 임의단체며 한국스포츠의 해외창구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대한체육회와 통합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도 거품이 없는지, 중복과 비효율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서울올림픽의 시설과 잉여금을 관리하기 위한 공단의 조직이 그처럼 커야 하는지. 연간 100억원을 쓰는 축구협회가 법적지위가 없는 임의단체로 있어야 하는지. 똑같이 엘리트스포츠를 관리하는 대한체육회와 KOC는 무엇인지. 전국체전에 해외동포가 참가하는데 별도로 한민족체전을 열어 제기차기, 연날기등 쇼를 벌어야 하는지. 국내 최대의 스포츠종합제전인 전국체전이 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며 과연 매년 치러야 하는지. 정체성 시비의 우여곡절을 겪은 서울평화상의 존속은 망해가는 양반의 체통때문은 아닌지.
이는 체육계의 「정」이 안고있는 숱한 의문과 비효율의 단편일뿐이다. 체육계의 생존을 위해 「정」부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제는 체육계의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4대기구의 과감한 통·폐합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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