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배급 등 자구책 안간힘IMF한파에 직배영화사도 떨고 있다. UIP, 20세기 폭스, 워너브라더스, 월트 디즈니, 콜럼비아트라이스타 등의 국내 법인은 요즘 「초비상국면」임을 자인한다. 직배사들은 전반적으로 떨어진 관객의 수와 지난해의 두배 가까이 된 환율 등 양쪽에서 공격받고 있다.
극장가는 올 겨울 시즌 관객의 수가 예년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편지」등 일부 한국영화를 제외하고는 모든 영화의 객석이 한산한 상태이다.
이 바람에 야심을 갖고 내놨던 직배사의 겨울영화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콜럼비아) 「스타십 트루퍼스」(월트 디즈니) 「자칼」(UIP) 등이 관객 동원에서 예상에 훨씬 못미쳤다.
직배사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것은 환율이다. 미국 본사의 입장에서 볼 때, 세계 10위권이던 한국의 영화시장이 환율 때문에 규모가 졸지에 반으로 줄어 20위권으로 밀려났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40∼50% 정도 올랐고, 프린트 수입 단가는 두배가 됐다.
이에 직배사들은 필사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항구적인 대책은 아니다. 우선 올해에는 프린트 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말하자면 긴축 배급이다. 블록버스터가 나오면 거의 모든 극장에 간판을 내걸던 직배사의 융단폭격을 올해에는 보기 힘들게 됐다. 한국영화사로서는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다.
조심스럽게 구조 조정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직배사가 거품이 없는 최소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언제 경기가 호전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결단을 내리기도 힘들다.
한 직배사 사장은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결국 한국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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