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상대 첫「사정재판」/재산관리인 손근석씨가 신청/서울지법

◎한보철강 파탄 책임규명·배상요구위해법정관리를 받는 기업의 구사주에게 회사파탄의 책임을 물어 손해를 배상토록 하는 「사정재판」이 처음으로 열린다.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는 8일 한보철강 재산관리인인 손근석씨가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을 상대로 사정재판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보내옴에 따라 이를 허락키로 했다.

사정재판은 강제조정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며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일반 민사재판으로 진행된다. 사정재판은 회사정리법 72조에 규정돼 있으나 법이 제정된 62년 이후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아 그동안 사문화한 규정으로 지적돼 왔다.

손씨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정총회장이 아들에 대한 증여세 7백80억원을 체납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5백90억원을 빌려 쓰는 등 총 1천5백70억원대의 부채를 회사에 떠안겨 회사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며 『정총회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정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