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무더기로 사모아 최대주주 공식지분 추월/경영권 위협 수준까지 관련기업선 “방어가능”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사냥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삼성전자, SK텔레콤등 우량기업 주식을 무더기로 사모으면서 이미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공식지분을 추월한 것으로 밝혀져 재계에 일대 충격을 던지고 있다.
사실 이같은 인수·합병(M&A)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12월31일부터 외국인주식투자가 55%까지 허용되고 주가폭락으로 상장주식의 총 주식값(시가총액)이 지난해초의 절반수준인 70조원으로 급감한데다, 기업들의 자금난으로 M&A방어능력도 크게 떨어져 외국인 입장에서는 「3대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지분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서고, 이들 기업이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 지분 확대를 곧바로 M&A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미국계 타이거펀드와 오크마크펀드 등이 우량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모으고 있으나 그 목적이 M&A인 지, 투자인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또 국내 상당수 상장기업들은 공식지분 이외에 「숨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에는 이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고, 증권거래법은 외국인이 국내기업 지분을 10%이상 보유하려면 해당기업 이사회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어 적대적M&A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국자본에 의한 M&A가 본격화할 경우 국민감정이 작용해 일반주주들의 태도가 국내기업쪽으로 기울 공산도 크다.
관련기업들도 『외국인지분 확대는 외환위기를 넘긴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이들이 본격적으로 기업사냥에 나서더라도 자체방어능력을 갖추고 있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 M&A가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국인들은 적은 돈으로 괜찮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기 때문에 여건만 허락되면 행동에 옮길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의 M&A전문회사가 국내에 상륙한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이들 전문회사가 외국인지분을 한꺼번에 끌어모으거나 우호세력화하면 대기업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적대적M&A금지조항도 여러 외국자본이 10% 미만의 지분을 분산소유하면 충분히 회피할 수 있을 뿐아니라, 적대적M&A가 곧 허용될 상황이어서 외국자본의 기업사냥이 눈앞의 현실로 등장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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