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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쿠르드난민 유입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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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쿠르드난민 유입 ‘골치’

입력
1998.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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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난민문제가 유럽을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게 하고 있다. 이달 1일 386명의 쿠르드 난민을 태운 코메타호가 이탈리아 해안에 「입성」한 이후 1주일사이에 1,000명이 넘는 쿠르드족이 대탈출 러시를 이루자 유럽각국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내분양상을 보이고 있다. 며칠전만해도 주 탈출통로인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해안경비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직접 자국경비요원을 파견하고 국제대책회의도 잇달아 개최하는 형국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국경통제 폐지를 규정한 센겐협약 가입국들은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쿠르드난민들에 대한 대책협의회를 갖기로 했으며, 8일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터키를 비롯,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등 EU 경찰고위관계자 회담을 열 예정이다.유럽국가가 이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쿠르드 난민들이 결국 독일이나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칸디나비아국가등을 최종 정착지로 삼고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전후 최악의 실업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독일이나 프랑스로서는 논란을 빚고 있는 난민지위 부여문제와는 별개로 정치·경제적 안정을 위해서도 이들의 국내유입을 한사코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잖아도 4월1일부터는 센겐협약이 정식 발효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는 형편이다.

그러나 EU 일부국가에서는 난민봉쇄를 이유로 국경선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센겐협약 정신에 합당한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독일에서는 난민수용여부를 놓고 종교계와 정부간 치열한 힘겨루기 공방전마저 벌어지고 있다. 개신교 및 천주교 지도자들은 이들의 망명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난민 색출을 위해 교회에 까지 경찰병력을 투입한 정부측 행동을 맹비난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터키가 EU가입에 탈락한데 대한 보복으로 난민탈출을 묵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브로커까지 동원되면서 대규모 탈출이 이뤄진다는 것은 터키 정부가 이에 대한 단속의지가 없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정부의 정치적 탄압이 계속되는한 난민문제는 당분간 유럽의 또다른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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