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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맨해튼 뱅크?/뉴욕=윤석민(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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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맨해튼 뱅크?/뉴욕=윤석민(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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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를 주무르는 쟁쟁한 미국 은행 및 증권사들의 이름은 길다. 처음에는 몇개의 개별회사로 착각할 정도였다. 우리 정부의 국제금융 자문기구로 위촉된 두 투자은행중 골드만 삭스 사는 그런대로 무난하지만 살로몬 스미스 바니 인터내셔널사만해도 간단치 않다.이처럼 긴 이름이 만들어진 첫번째 이유는 기업에 자신들의 이름을 거는 서양인들의 관행 탓에 있다. 작명소를 찾아다니며 거창한 뜻이 담긴 이름을 내거는 우리와는 영 딴판이다. 공동창업의 경우 파트너의 이름을 함께 쭉 열거하다 보니 길어진다. 가령 「홍길동 전당포」, 「윤씨와 이씨 방앗간」 식이다. 간판에 자신과 가문의 이름을 걸고 있다보니 신용과 책임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종의 기업 「실명제」인 셈이다.

둘째, 최근 유행하는 인수·합병(M&A) 때문이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부 장관이 입각하기전까지 이끌었던 살로몬사는 지난해 9월 트래블러 그룹을 모기업으로한 스미스 바니사가 인수함으로써 긴 이름을 얻게 됐다.

이 정도는 별게 아니다. 모건 스탠리로 우리에게 알려진 미 투자은행의 정식명칭은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디스커버」사이다. 모건과 딘 위터가 지난해 2월 합병했다.

이들의 M&A는 대부분 경쟁력 제고와 경영 합리화 측면에서 이뤄진다. 업종 다변화를 통해 기업도 키우고 유사 중복분야를 일원화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자산 가치도 증대하니 서로 짝짓기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들의 눈에는 M&A를 꺼리는 우리가 이상해 보일 수 밖에 없다. 허약한 재무구조와 부채로 곧 쓰러질 판인데도 불구, 왜 혼자 고고하게 버티는지 의아해 한다. 유사 업종과 과감히 힘을 합쳐 경쟁에서 살아남든지 도태되든지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게임의 법칙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구조 조정으로 인한 M&A가 줄이을 전망이다. 외국 자본 개방으로 「서울 맨해튼 뱅크」가 태동할지도 모를 판국이다. 이왕이면 밝은 면으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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