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조정협상 “공은 우리손에”/국제은행단 2개방안 제시 선택 기로/결과따라 이달 80억불 제공 연계될듯국제 채권은행단과 뉴욕에서 외채 조정 협상에 들어간 정인용 국제금융 대사는 6일 밤(현지시간) 당초 일정을 하루 앞당겨 서둘러 귀국했다.
5일 워싱턴에서 회동한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차관이 협상 결과에 따라 13개국이 이달초 한국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협조융자 80억 달러의 제공시기가 연계될 것이라는 언질을 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단이 전한 외채조정 제안들중 우리의 선택이 시급해진 것이다.
현재 미·일, 유럽 8개국 13개 주요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은행단은 1천억달러에 이르는 한국의 채무에 대한 상환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이다. 지난해 12월29일 회동한 은행단은 연말 만기가 도래한 1백50억달러의 채무를 우선 연장하는 등 단기 채무를 장기채무로 전환하는 한편 협조 융자를 통해 신규 지원자금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방법론에서는 1백여개에 이르는 채권은행들이 각양각색이다.
이 가운데 큰 흐름은 소위 「JP모건은행」제안과 「씨티, 체이스은행」제안 두가지로 대별된다. 은행단에서 더 많은 지지를 모으고 있는 것은 JP모건안이다.
5일 뉴욕의 JP모건은행 본점에서 은행단회의를 주재한 JP모건측은 이자리에 참석한 정대사에게 「구상단계」임을 전제한후 자신들의 제안은 한국의 채무 교환(Debt Exchange)을 기본 목표로 신규자금 조달도 가능한 국채발행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은 이와함께 채권발행 조건별로 4가지 시리즈를 제시했다고 회의 관계 소식통은 전했다.
JP모건측은 채권을 발행할 경우 전환이 쉬울뿐 아니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어 채권자들이 선호하고, 한국 정부의 필요나 시장의 요구에 따라 규모를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단기 외채를 1, 6, 10년 단위의 중·장기 외채(채권)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체이스 맨해튼은행 등 「정통」상업은행들은 불쾌한 반응이다. 한국의 신용도가 「정크본드」수준으로 떨어져 두자릿수(11% 이상)의 높은 금리가 불가피한 만큼 JP모건안은 한국 금융위기의 고비를 일단 넘길 수는 있으나 장기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아가 JP모건 등이 채권 발행을 대행함으로써 커미션을 챙기려는 흑심을 품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있다. 이들은 단순한 상환 만기 연장으로 한국이 자생력을 키울 기간을 주고 신디케이트 론을 조성, 외환수급의 숨통을 푸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하지만 대세는 「콩고물」이 많은 JP모건쪽이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와 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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