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북한에 대해 대규모 식량원조를 구상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65만톤의 식량지원계획을 발표한데 대해 미국도 역시 지난해 지원량보다 두배 가량 늘린 35만톤을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미국은 97년 한해동안 5,000만 달러 상당의 식량 17만톤을 세차례에 걸쳐 지원했으나 올해는 아예 1년 지원분을 한번에 책정하겠다는 것도 지난해와는 다르다.미국이 이처럼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물론 4자회담의 틀을 유지하면서 북한을 연계시키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미 궤도에 오른 4자회담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비록 인도주의적 명분을 내세우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해 대규모 식량지원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10월말 정부 차원으로서는 최초로 북한에 식량조사단을 파견한 바 있고 이때 북한당국과 감시요원의 증원을 합의하는 등 기초작업을 완료해 놓았다. 이같은 중기적 지원계획외에도 미국은 북한의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기위한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동참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은 또 지난해와는 달리 한국 일본의 경제사정을 고려, 미국의 부담을 늘리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같다.
올해 북한이 부족한 식량을 100만톤으로 상정하면서도 양국의 지원규모를 지난해보다는 상당부분 낮춰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은 부족식량 가운데 35만톤은 북한이 중국등과의 양자관계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WFP의 요청분중 30만톤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한국의 정권교체기 등 미묘한 시기로 인해 미국이 아직 본격적인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협의에는 착수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한국의 경제사정이 어려워 앞으로 구체적인 대북 지원규모를 정하는데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따른 최대수혜자는 한국이라는 점에서 동참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