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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청을 잊지말자’/류동희 전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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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청을 잊지말자’/류동희 전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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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모택동)이 49년 「타천하(천하통일)」를 앞두고 베이징(북경)에 입성하며 주변에 당부한 말은 『리즈청(이자성)을 잊지말자』였다. 리즈청은 명나라를 멸망시킨 농민반란의 지도자. 그러나 그는 베이징 입성후 국경선에서 대치하고 있던 외세인 만주족과 명의 주력군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했다. 그리고 그 잘못은 한족이 300년 가까이 이민족 지배하에 놓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성공한 농민반란의 지도자」임을 자부한 모에게 리즈청은 과거의 전철을 피하기 위한 반면교사였다. 덩샤오핑(등소평)의 반면교사는 리훙장(이홍장). 92년 남순강화는 현대판 「양무운동」이었다. 동구몰락과 소련붕괴를 서방의 「화평연변(평화적 방법에 의한 체제변화)」의 결과로 인식한 당시 지도부의 선택은 수세적이고 과거회귀적이었다. 하지만 등의 선택은 과감한 개방과 적극적인 개혁. 그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문을 열고 개화해야한다고 판단한 리훙장의 선택과 같았다. 하지만 리홍장을 반면교사로 한 덩샤오핑의 개방은 「중국을 위한, 중국에 의한, 중국의 개방」. 「강도를 위한 개방」을 경계한 이 「놀부식 개방」에 대해 미국의 한 비즈니스맨은 『중국에서 사업하다 미치지 않은 사람은 정신병자임에 틀림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하던가.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을 구한말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처지는 스스로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 「개화파」와 「위정척사파」가 제로섬의 게임을 벌이며 망국의 길로 몰고간 19세기말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20세기말 우리의 「개화파」와 「척사파」는 스스로를 반면교사로하여 국난 극복의 컨센서스를 이루어내야 한다.

나치치하 감옥에서 오스트리아의 좌우파 정치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정쟁이 파시즘을 불러들인 것이라는 참회와 함께 그같은 전철을 밟지 말자고 결의를 했다고 한다. 종전후 이들은 동서냉전이라는 새로운 국제정치의 패러다임 아래서 똘똘 뭉쳤다. 그리고 소련의 위성국이 되든가 미국의 세력권에 편입되든가 하는 약소국에 강요된 양자택일을 회피했다. 「문명충돌」의 와중에 놓여 있는 우리들은 IMF라는 창살없는 감옥속에서 「오스트리아인의 결의」를 다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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