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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선다변화 ‘준비안된’ 폐지/해당품목 60∼70%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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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선다변화 ‘준비안된’ 폐지/해당품목 60∼70% 타격 예상

입력
1998.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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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전분야 가장 심해/기계도 1년내 15% 잠식 전망수입선다변화제도 조기 폐지로 자동차와 가전, 기계 등 국내 기간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IMF협상 과정에서 99년말으로 예정된 수입선다변화 해제 시기가 6개월이상 앞당겨 져 국내업체들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97년말 현재 수입선다변화 품목은 113개. 산업분야별로는 전자 24개, 자동차 22개, 기계 28개, 조선 8개, 화학과 생활용품 18개, 기타 13개 품목이다. 78년 도입된 수입선다변화 제도의 주목적은 일본제품의 공세를 차단하는 것. 「한국이 과거 5년간 가장 무역수지 적자를 많이 본 국가에 대해서 통산부장관이 지정한 품목은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수입선다변화 제도로 일본제품의 수입은 상당부분 억제됐고 국내시장도 일제의 공세에서 비켜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최후의 보호막마저 사라지게 됐다.

수입선다변화 제도 폐지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와 가전 산업.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제 자동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00년 3%(4만5,000대)에서 2005년 9.9%(14만9,000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96년말 1.2%에 그치고 있던 전체 수입차 시장점유율도 2005년엔 12.9%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0㏄이상 중대형차 부문이 특히 문제다. 현격한 품질 차이에 비해 가격차는 크지 않기 때문. 1,500㏄급 소형차는 일제에 비해 가격이 419만∼558만원이나 싸지만 2,000㏄이상 중대형차는 가격차가 214만∼350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대형차는 자동차업체의 주수입원이기 때문에 시장잠식으로 인한 업계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우려했다.

더구나 미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8%에서 2.5%로 인하하고 배기량별 차등관세를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어 자동차업계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

가전업계의 위기감은 극에 달해 있다. 소니(SONY)와 아이와(AIWA) 등 일제 휴대용카세트가 국내시장을 휩쓴 것처럼 컬러TV와 전기밥솥, 가정용 비디오카메라 등 가전제품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입이 금지돼 있던 21인치 이상 일제 컬러TV는 개방과 동시에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시장의 85%를 점하고 있는 일제 비디오카메라와 전기밥솥도 국내시장을 거의 석권할 전망이다.

기계산업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 공작기계, 건설기계 등은 성능이 일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외제선호 경향이 강해 중소형업체들의 연쇄도산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계공업진흥회는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되면 1년내에 국내시장의 15%를 일제 기계가 점령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업종을 전환하려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원 복득규 수석연구원은 『2∼3년후 한국경제가 위기를 벗어나고 본격적인 판매망이 갖춰질 경우 일본제품의 국내시장 잠식속도는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숙명여대 경제학부 강인수교수는 『수입선다변화 제도의 조기 폐지로 해당품목의 60∼70%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의 노력외에 비슷한 품질과 가격이라면 되도록 우리 제품을 쓰려는 소비자들의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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