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논란거리로지난달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100억달러의 자금을 조기에 지원키로 했다. 이는 투자자가 투자결과에 따라 손익을 보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훼손한 측면도 있어 이달중 열리는 미의회에서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고이자율:한국은 지난달 국회에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등 개혁조치들을 입법화했다. 그러나 IMF의 핵심요구 사안인 중앙은행의 독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여전히 이자율과 총통화를 관리할 독립적인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IMF관리들은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실업등을 우려, 이자율을 낮추라는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독립성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IMF이사회는 한국이 대체로 IMF의 개혁조건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20억달러의 지원을 최근 승인했다. 이는 한국에 다른 핵심사안에 대해서도 이행을 주저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미국의 태도변화: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한국의 금융 혼란에 대해 초기에 미국은 2선 지원만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표된 IMF의 100억달러 조기지원에 17억달러를 직접 지원키로 했다. 루빈장관은 미 은행들에도 대한 차관의 상환을 연기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같은 정책의 전환은 고도의 정치적 문제가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미 고위관리는 『그들이 파산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는 시장경제적인 견해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 경제안보도 국가안보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대통령도 외부압력과 급격한 변화는 새로 취임하는 김대중정부의 기반을 침식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IMF는 한국을 너무 세게 몰아붙여서는 안된다고 말해왔다.
공화당의 반대:차기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잭 켐프는 미국은 주권을 IMF에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 공화당 상원의원 라우치 페어클로스(노스캐롤라이나주)는 IMF에 대한 새로운 출자제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헤리티지 재단의 연구결과를 인용, 65∼95년 IMF구제금융을 받은 89개 저개발국중 48개국은 상황이 나아진 게 없고 32개국은 더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에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 것은 고무적이며 놀라운 일이다. 그는 기존체제와는 유착관계가 없는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한국의 개발독재형 경제모델을 깨고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실현할 좋은 위치에 있다.<정리=박진용 기자>정리=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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