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 유사성 진화론적 고찰인간과 동물은 전혀 다른 존재일까.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1809∼1882)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이 각각 독립된 창조물로 간주되는 한 그들이 나타내는 감정표현의 유사성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답변논리이다. 다윈의 1872년 저작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에 대하여」는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의 유사성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규명한 연구물이다.
「종의 기원」(1859) 이후 노년에 나온 이 책은 인간과 개 고양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감정표현을 비교, 종간 생물학적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경우 깜짝 놀라면 입을 크게 벌리는데 이것은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천천히 내뱉어 안정을 찾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 반면에 원숭이들은 놀란 경우에도 입을 벌리지 않는데 이는 인간보다 코를 통해 훨씬 더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등이 두 종간 비교의 대표적인 예이다.
다윈은 이어 인간의 여러 감정표현을 근육운동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남에게 호통치는 것은 공격수단의 하나였던 이빨로 무는 행동이 진화한 것이고 화가 났을 때 가슴을 펴고 주먹을 쥐는 것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고 주먹으로 싸움을 한 이후부터 나타난 행동이라는 등 흥미있는 분석들이 많다. 이 고전이 동물행동학의 기원으로 기록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역자는 서울대 생물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최원재씨. 서해문집 발행, 9,000원.<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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