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맹목적일땐 국산품 질 하락 ‘우려’국산품사용은 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개방화시대」에 과연 국산품쓰기 운동은 바람직한가. 전문가들은 『위기일수록 국산품을 써야 한다. 그러나 맹목적인 국산품애용운동은 오히려 경제를 망칠 수 있다』며 『국산품쓰기 운동은 결국 합리적인 소비를 하자는 뜻』이라고 말한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산품 애용은 경제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첫번째 효과는 외화난 해결. 국산품을 쓰면 외제 소비재 수입이 감소하고 국제수지가 호전돼 외화부족 사태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위기 이후 수입과 해외여행 감소 등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통관기준)는 4년만에 8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심각한 외환부족을 겪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오랜만의 희소식이다. 지난해 10월말까지 소비재 수입액은 132억달러. 10월 한달 소비재 수입만 13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소비재 수입을 절반만 줄여도 1년에 82억달러의 외화를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효과는 국산품 사용으로 인한 생산과 소득 증가. 서울대 경제학과 송병락교수는 『국산품을 100원어치 더 사용하면 1차적으로 기업생산이 100원 늘고 다른 산업의 생산까지 자극, 생산·소득 증가효과는 170∼180원에 달한다』며 『불경기 때는 산업연관효과로 인한 생산증가 효과가 그 이상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산증대로 인한 고용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경제위기상황에서 신규고용창출 효과까지 바라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구조조정과정에서의 대량실업을 방지하는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방에 따른 외국상품의 공세로부터 국내산업을 보호해 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맹목적인 국산품 애용은 자칫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무조건적인 국산품 애용은 소비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 장기적으로 국산품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산품 애용」을 이유로 국민들에게 「질나쁜 국산」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소비자들은 국산품 대신 외제품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국내시장에 나와 있는 계산기의 100%, 커피메이커 95%, 전기면도기는 81%가 외국산이란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경실련 이대영 기획실장은 『국산품 애용은 무분별한 외제선호를 배격하는 것이지 질나쁘고 비싼 국산품까지 사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민들의 국산품 애용운동이 결실을 맺으려면 질좋고 저렴한 물건을 만들어 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수적인 과제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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