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에서는 한 언론인이 『괴테는 동성애자였다』고 주장하는 전기를 발간해 논란을 빚었다. 괴테학회 등은 이 주장이 「질풍노도 정신」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괴테를 옹호했다. 괴테 외에 셰익스피어, 월트 휘트먼, 토마스 만도 동성애자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동성애는 정신질환인가. 미국 심리학협회는 몇 달전 총회에서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므로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동성애는 유전요인에 사회와 환경요인이 겹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90년대는 동성애에 관련된 유전적 경향을 표현하기가 쉬워진 시대라는 것이다. ◆동성애자가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에서도 동성애자 서클, PC동호회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탑골공원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 왕가위 감독의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수입 불허된 것에서 알 수 있듯 동성애에 대한 시각은 차갑다. ◆보건복지부는 6일 97년말 현재 에이즈 감염자 7백47명 중에서 6백41명이 성접촉에 의해 감염됐으며 이들중 24%인 1백54명이 동성관계로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동성애로 인한 감염자는 95년 19명, 96년 16명이었으나 지난해 38명으로 다시 급증했다. 38명은 지난 해 추가확인된 감염자의 30.6%나 된다. ◆에이즈에 대한 초기의 세계적 대응은 「에이즈가 없는 세상」이었으나 지금은 「에이즈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동성애자들에 대해서도 같은 인식을 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도 이제 동성애자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동성애자들의 에이즈 감염예방을 위한 특별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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