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와도 교감있은 듯이회창 한나라당 명예총재가 마침내 「정치적 재기」를 위한 운신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명예총재는 최근 측근들에게 당내 민주화를 통한 체질개선의 시급함을 강조하면서 정치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예총재는 특히 당내 최대현안인 지도체제 개편문제와 관련, 경선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도높게 언급하며 총재경선이 이뤄질 경우 자신이 직접 경선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예총재는 지난 연말 김윤환 상임고문과 만나 당의 진로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으며 이미 두사람간에는 경선제 도입과 이에 따른 정치적 협력방안에 관해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명예총재와 김고문측이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연대를 공식화할 경우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당내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순 총재와 이한동 대표 등은 경선제 도입을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3월1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선 총재 지명에 의한 복수 부총재 선임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계파간의 갈등이 표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역학구도의 재정립을 위한 이명예총재와 김고문의 의기투합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본궤도에 진입했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조총재와 이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서서히 불붙는 이유는 적전분열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김대중정부를 적절히 제어·견제할 수 있는 거대야당의 내구성을 조속히 갖추지 않고서는 분열을 자초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5·7 지방선거와 16대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하루속히 당내 구심력이 복원돼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이명예총재가 당내 구심점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고 김고문이 또 다시 그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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