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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자 육류값 “농간”/산지값 떨어져도 소비자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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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자 육류값 “농간”/산지값 떨어져도 소비자가 그대로

입력
1998.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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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겹쳐 파동 우려설날(28일)을 전후해 대규모 「육류값 파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자들이 담합, 축산농가와 소비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5일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산지가격이 14만7천원선이었던 1백㎏짜리 생돈이 지난달에는 13만6천원으로 떨어졌으나 이 기간에 소비자가격은 삼겹살의 경우 근(6백g)당 3천8백∼4천5백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쇠고기 값도 5백㎏ 수소의 산지가격이 지난해 9월에는 2백40만원대였으나 지난달에는 2백10만원대로 폭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쇠고기 소비자가격은 1만∼1만1천원에서 9천∼1만5백원대로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축산물 산지가격 폭락은 외환위기에 따른 사료값의 폭등으로 축산농가가 소와 돼지 등을 헐값에 투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지가격의 폭락세가 소비자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아 농민과 소비자의 고통을 담보로 중간 유통상인들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

양돈협회 정호풍 지도부장은 『정육업자 등 중간상인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이 담합할 경우 산지 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최근 돼지값 파동이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 정육업자모임인 축산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산지가격을 반영, 소비자 가격을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회원들이 운영비 등의 상승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20여일 앞둔 「설날 특수」와 겹쳐 전례없는 「육류값 파동」이 예고되고 있어 농민과 소비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축산농가들의 사육포기로 절대적인 사육 두수가 크게 줄고 있으나 환율급등으로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육류수입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축산업계는 양돈농가의 사육 두수가 지난해 9월 7백6만두에서 지난해말 6백80만두로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인데다 투매가 계속돼 설날 연휴를 전후해 심각한 육류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양계를 포기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농가가 크게 늘면서 지난달 15일 ㎏당 9백40원하던 닭고기가 최근에는 1천5백원대로 급등했으며 계란값도 같은 기간 한줄(10개)에 9백33원에서 1천5백원으로 70%나 올랐다.<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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