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마무리·전대·선거 산넘어 산조순 한나라당 총재는 올 한해동안 안팎으로 수많은 정치적 난관을 넘어야 한다. 무인년 정치 캘린더에 비춰볼 때 대로보다 험로를 걸을 확률이 훨씬 높다. 「한지붕 여덟가족」 「느슨한 연방제」 등으로 표현되는 복잡미묘한 당내 역학구도가 그의 역할을 제약하고 있다.
세와 힘이 미약해 앞장서서 당을 견인할 처지도 못된다. 조총재는 당내에서 완충지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계파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당의 단합을 엮는 거중조정자 내지 균형추라 할 수 있다. 여야영수 관계에서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의 「불편한 관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는 그러나 대여관계와 의정에서는 국익과 원칙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조총재는 상반기만 해도 정치적으로 여러차례 「시험」을 치러야 한다. 첫 시험대는 3월10일 전당대회다. 당내 중진들이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전대 때까지도 숱한 고비가 도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신한국당과 구민주당의 합당절차 마무리 작업과 조직책 선정은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전당대회 때까지 가지가 일부 다치더라도 당의 기둥을 제대로 세우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3월 재·보선과 5월 지방선거에서 얼마만큼 성과물을 얻어 내느냐도 중대변수이다. 압승으로 이끌면 정치신인에서 탈각해 총재로서, 정치인으로서 거듭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책임론이 제기돼 「중도하차」라는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에 입문한 지 4개월 된 조총재가 올 한해동안 정치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 지 주목된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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