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컴퓨터·레이저 스캐너·영상표시장치 등 이용/환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재현/신체위에 겹쳐보임으로써 수술이 쉽도록 도와줘21세기에는 인간처럼 사물을 보고 느끼며 추리하고 학습하는 컴퓨터개발을 가능하게 해줄 인공지능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할 전망이다. 사람 닮은 기계를 만들기 위한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에 뿌리를 둔 이 분야는 80년대부터 신경망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학습하는 컴퓨터」연구로 이어지는 등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이일병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는 음성인식 등 자연어 처리, 데이터베이스에서 조건에 맞는 자료를 찾아주는 데이터마이닝 등 기초분야에 집중돼 실생활과 관련된 큰 결과물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가 개발, 인터넷 홈페이지(www.ai.mit.edu/projects/visionsurgery/surgeryhomepage.html)를 통해 발표한 「화상인도 수술시스템」(Image Guided Surgery System)은 인공지능기술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음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장치와 컴퓨터단층촬영(CT)장치를 이용해서 얻은 여러장의 해부학적 사진을 순식간에 3차원 입체영상으로 재구성해 화상으로 표시해주는 장치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의학이 화려하게 손을 잡은 것이다. 20세기 최대의 성과로 일컬어지는 이 시스템은 레이저를 이용, 특정 신체부위를 컴퓨터로 읽은 즉시 그 부분의 해부학적 구조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나타낸다. 수술이 용이하도록 해당부위를 환자의 신체위에 바로 겹쳐 보여준다. 뇌를 컴퓨터로 읽으면 그 입체영상이 두개골 위에 정확하게 그려진다.
MIT 인공지능연구소의 컴퓨터영상(Computer Vision) 그룹이 브리감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공동개발한 시스템은 특히 뇌 수술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작동이 간단하면서도 환부를 거의 완벽하게 찾아내 의사가 절개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수술의 성공률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개발 책임자인 길 에팅거교수는 홈 페이지에서 『이 시스템의 환부 재현율은 100%에 가깝다』며 『지금까지 브리감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에서 30회 이상 뇌신경 수술에 사용됐고 현재도 주 1∼2회 정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 사용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상당해 수술비용이 평균 1,000∼5,000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 시간이 크게 줄어 보통 8시간 걸리던 대수술을 5시간만에 끝낸 경우도 있다.
에팅거 교수는 『환부를 정확하게 파악해 실제에 가까운 3차원 영상으로 재생해내는 인공지능 기술 「이미지 형성」 기법이 필수적』이라며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의 속도가 빨라지고 관련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영상 재구성 시간도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은 미국의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사가 제작한 고성능 컴퓨터 「울트라스파크」 워크스테이션과 물체의 이미지를 컴퓨터로 읽어들이는 레이저 스캐너,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와 영상표시장치를 구동하는 장비로 구성돼 있다.
레이저 스캐너는 수술대에 누워있는 환자 환부 표면의 3차원 영상을 수집한다. 3차원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3개의 정교한 레이저 장치와 비디오카메라가 3각형의 구도를 이룬다. 레이저 장치는 1㎜ 단위로 움직이는 모터에 의해 작동되면서 환자의 위치와 촬영해야할 부위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레이저 스캐너 분야 전문가인 티나 카우퍼 박사는 『레이저가 환자의 위치와 환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록 3차원 영상이 실제 모습과 가까와진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1㎜ 단위로 10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해 가장 선명한 것을 선택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레이저 스캐닝 단계가 끝나면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된 환자의 피부 영상이 환자의 실제 모습과 겹쳐 나타난다. 그 다음 최적의 스캐닝 데이터를 정확하게 MRI 영상으로 변환시키기 위한 과정이 진행된다.
이와 동시에 컴퓨터 그래픽 영상은 「3차원 입체영상 표시장치」를 통해 투사되는 3차원 MRI 영상으로 바뀐다. 이때 의사는 비로소 X레이로 촬영한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상세한 해부학적 영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면 환부의 조직 특성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뇌의 동작, 감각, 언어 등 영역을 통제하는 부분에 감지장치를 설치하고 각 영역의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을 준 뒤 이를 3차원 영상으로 표현하면 반응하지 않는 부분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에팅거 교수는 『화상인도 수술시스템은 의학, 특히 뇌수술 분야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지만 활용범위는 무한하다』며 『성형, 정형외과 등 타의학 분야뿐아니라 공항 검색용과 군사적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승용 기자 dragon@korealink.co.kr>박승용>
◎인공지능 기술/인간 두뇌기능을 컴퓨터로 재현/80년대부터 산업계 활용시작/2020년께 ‘완전한 인간’ 나올예정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두뇌가 수행하는 정보처리기능과 지식의 축적, 분석, 판단기능을 컴퓨터를 통해 재현하려는 첨단 학문의 한 분야. 그 뿌리는 「인간과 닮은 기계를 만들겠다」는 노력이 시작된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노력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컴퓨터 기술이 산업전반에 다양하게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학습하는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본격화한 80년대부터. 이때부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IBM 등 선진국 연구소들이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90년대 들어 복잡한 인간의 두뇌와 유사 활동을 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그동안의 기술진전으로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거나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등 기능이 향상됐다.
최근에는 한층 더 인간의 뇌에 가까운 기능을 재현한 컴퓨터가 일본 이화학연구소 뇌연구 그룹에 의해 개발됐다. 「학습하라」고 명령하면 스스로 알아서 사고회로를 만들어 정보를 습득한다. 또 정보처리 수순을 자동적으로 인지해 인간의 신경보다 100만배 빠른 속도로 정보처리를 해낼 수 있다. 어린이가 자라면서 적절한 어휘선택 능력을 키워나가듯 학습을 통해 언어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동운전 시스템에 응용할 경우, 운전중 사람이나 자동차가 튀어나오는 경험을 몇번 거치면 같은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사고력이 생겨난다.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사이콥사가 만든 「사익」(Cyc)도 스스로 배우고 혼자서 판단하는 컴퓨터. 일상생활에서 추출한 200만가지 정보와 그 안에 내재한 규칙 50만건을 분석해 스스로 학습한다. 수십만장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입력한 뒤 「강하고 용감한 남자의 사진을 찾으라」고 명령하면 등산하는 남자의 사진을 뽑아낸다. MIT 인공지능연구소는 이보다 한단계 앞서 오감을 느끼는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코그」(Cog·인식을 뜻하는 Cognition의 줄임말)라는 이름의 이 컴퓨터는 데이터를 넣어줘야 하는 Cyc과 달리 오감 센서를 통해 스스로 자료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로드니 브룩 박사는 『단기적으로 곤충정도의 자기학습(selflearning)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개발하고 2020년께는 완전히 인간과 똑같은 지능과 감각을 가진 컴퓨터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박승용 기자>박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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