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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돌렸던 외국 투자자들/“U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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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돌렸던 외국 투자자들/“U턴 코리아?”

입력
1998.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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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방한·템플턴 투자재개/국내 주식·채권 매입 활기조짐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한국 탈출」에 여념이 없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해말을 고비로 국내 금융시장쪽으로 돛을 다시 올려 외환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물론 외국인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한국행 티켓을 끊어 탑승까지 마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각종 지표와 국제금융가에 나타난 여러 징후를 종합해보면 국내 금융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외환위기가 최대고비를 넘김에 따라 상당수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미 한국행 티켓을 「예매」해 놓았다는 분석은 가능하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드러난 그들의 움직임이 매우 고무적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증시가 폐장된 12월27일 4백5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한 데 이어 98년 증시 개장일인 3일에도 3백1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해 이틀간 무려 7백65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50%까지 확대된 지난해 12월11일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더 이상 부정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2일 보증회사채까지 외국인 매입이 허용되는 등 채권시장이 대폭 개방됐는데도 불구하고 3일간 1백22억원어치를 매입하는데 그치고 24일까지 7일동안은 한건의 채권도 사들이지 않아 금융관계자들을 조바심치게 했던 게 사실. 그러나 26일부터는 채권쪽으로 다시 눈길을 돌려 지난 3일까지 6일간 연속으로 총 7백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3일 방한한 소로스를 비롯한 외국투자기관들의 물밑 움직임 역시 「외국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들어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을 통해 블루칩을 중심으로 30여개 종목에 걸쳐 대량 매수 주문을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문단위도 6천주에서 30만주에 달하는 등 규모가 크다.

ING베어링 증권 강헌구 이사는 『외국인들이 그동안 축소했던 한국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이같은 대량주문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은 연초 국제적인 펀드들이 세계 각 지역에 대한 투자비중을 새롭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증시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투자재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큰손 중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의 방한과 소로스에 버금가는 존 템플턴의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재개 보도 등도 긍정적인 징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행에 총의를 모았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들이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관건인 환율과 금리가 아직은 확실한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환율과 금리가 다시 요동을 칠 경우 외국자금은 썰물처럼 빠져 나가거나, 극소수 우량주와 기업인수·합병(M&A)용 주식투자에 국한돼 금융시장을 다시 좌초시키고 국부유출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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