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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자녀 어떻게 하면 친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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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자녀 어떻게 하면 친해질까

입력
1998.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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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참견은 금물/우선 아이들 관찰이 중요/공놀이·퀴즈풀이 등 함께 신체·지적활동 바람직어떻게 하면 자녀들과 친해질수 있을까. 최근 주머니사정으로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귀가시간이 앞당겨진 가장들의 고민이다.

그동안 비어두었던 아버지자리를 이번 기회에 되찾을 생각이지만 자녀들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접근을 환영하기는 커녕 혼란스러워 하는 눈치다.

그동안 자녀에게 소홀했던 아버지라면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방치해둔 기간의 두배가 필요하다』는 것이 남성학자 정채기(건국대 강사)씨의 의견이다.

「아버지재단」 산하 아버지연구분과위원장인 그는 『처음부터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거나 참견을 하는등 자녀생활의 중심에 뛰어들기보다 주변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해 차츰 자녀와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몇학년 몇반인지, 담임선생님이 누군지, 좋아하는 친구와 음식은 무엇인지등 을 파악해야만 대화의 꼬투리나 함께 할수 있는 활동을 찾을수 있다는 것.

아이의 얘기를 잘 들어주지만 조언은 삼가는 것이 이단계에서 아버지가 유념해야 할 태도다.

『어린 자녀에게는 평생 남을 좋은 추억거리 행복한 체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버지가 할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육아일기를 쓰는 것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올해 6세된 아들이 태어나는 날부터 시작한 육아일기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여행이나 친척집방문때도 일기를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이유는 아이가 성장한뒤 자신의 어린시절 행복감을 확인할수 있는 물증을 남기자는 것. 물론 일기장을 쓰면서 아이의 발달과정을 체크하고 아버지역할을 반성하는 잇점도 있다.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역할 어머니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자녀들은 아버지를 통해 가치관 도덕심 권위에 복종하는 법등을 배운다.

성공회대학교 교육학과 고병헌 교수는 자녀를 야단치는 일은 자신이 주로 하는 편이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은근히 어려워하기 때문에 심하게 야단치지 않아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사소한 잘못은 부모 양쪽다 그때그때 야단치지만 남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이기적인 행동을 할때, 생명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 것등 큰 잘못을 야단치는 것은 아버지다. 벌을 세우기 전에는 꼭 『너는 잘할수 있는 아이인데 왜 그랬느냐』고 물어 아이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고 자존심을 살려주는 일도 잊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의 권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자녀가 스스로 인정하는 권위가 되려면 부모가 약속을 잘 지키는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녀가 둘 이상일 경우 아버지의 협조는 특히 큰 힘이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기를 원하는데 부모가 자녀들과 일대일로 놀아주면 아이들은 바로 그런 기분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2년인 딸과 7세된 아들 남매를 키우는 고병헌교수는 작은 아이를 재우는 일을 자신의 몫으로 하고 있다. 아내가 큰 아이의 숙제를 봐주는 동안 그는 작은 아이의 머리맡에서 동화책을 읽어준다. 처음에는 교과서읽듯이 해 아이의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목소리에 감정을 실어 실감나게 동화구연을 한다.

소아심리전문의 이영식(중앙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새삼스레 자녀를 대하는 아버지들은 아이들이 엄마만 따르는데 소외감을 느낄수도 있지만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자녀를 더 잘 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엄마가 맛있는 것을 만들어주고 깨끗하게 차려입히는데 일차적인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아버지는 자전거타기 공놀이등 신체활동이나 퀴즈풀이 토론등 지적인 활동을 함께 하면서 친해지는 방법』을 권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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