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청장 1월 발령 요구에 “임기말에 무슨 인사냐”/인수위제동,3월로 연기대통령직인수위와 경찰청이 3일 인사문제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인수위가 각 부처에 현대통령 임기말 인사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황용하 경찰청장이 보고를 통해 『1월 정기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정기인사 불가피론을 제기하자 한때 인수위 주변에서는 『경찰청이 새 정부의 힘을 테스트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황청장이 인수위의 요구대로 「3월 인사」를 수용해 파장은 더이상 확산되지 않았지만, 그의 이날 태도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황경찰청장은 인수위원들을 설득하겠다는 각오로 보고를 시작했다. 황청장은 업무가 적은 1, 2월에 정기인사를 단행, 체제정비를 마무리해야 봄부터 격증할 치안수요에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청장은 1,600명의 승진인사를 미루면 조직사기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도 폈다. 지방경찰청으로 이동할 당사자들은 자녀 입학을 고려, 새학기 전 인사를 바라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인수위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인수위 정무분과위의 김정길 김덕규 조찬형 위원 등은 『현 정부 말기에 대규모 인사를 하면 공정성시비, 봐주기인사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김정길 간사는 『정기인사가 1월부터 3월 사이에 있어 왔는데 굳이 1월에 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세상 이치로나, 조직장악을 위해서나 새 경찰청장이 인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또 행정조직 개편과정에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도 제기했다.
특히 인수위는 경찰청수뇌진중 「현철인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경찰인사가 특정지역, 특정인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경찰이 상당부분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평가하나 그것이 임기말 인사를 정당화해 줄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인수위원들은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인사를 해야 중립적 인사가 된다고 주장하나 과거 인사의 폐해를 시정, 인사의 정상화를 이루려면 새 정부 이후에 인사하는게 순리』라고 강조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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