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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자책론’ 눈길/재계 시무식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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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자책론’ 눈길/재계 시무식 표정

입력
1998.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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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명예회장 2년만에 사장단회의 참석재계는 3일 각 그룹별로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비상경영체제와 구조조정, 수출확대등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의 역경을 헤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올해 각 그룹 시무식은 경제난에 더한 재벌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요구등 안팎의 어려움으로 인해 어느때보다 무겁고 비장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경제파탄에 대해 자책론을 피력하는 내용의 신년사를 내놓아 재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회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실물경제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의 경제파탄에 대해 저자신이 해야 할일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또 『선진국들은 한국 경제를 요리할 프로그램을 만들어놓고 그 시기를 노려왔는데 우리는 엔화강세 호황의 착각속에서 세계의 흐름을 외면해온 우물안 개구리였다』며 『이제 뼈저린 자기 반성없이 새 출발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삼성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닌 원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 스스로 IMF 체제의 험난한 파고와 찬바람을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회장의 「후회」에 대해 『나라가 이 지경이 된데 대해 대기업총수로서 자기 반성을 하겠다는 솔선수범의 의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전 사업장으로 위성중계된 시무식에서 ▲부가가치 경영, 재무구조개선 등에 대한 경영력 집중 ▲경영효율의 극대화 ▲버릴 것은 버리고 합칠 것은 합치는 구조조정 단행 등 3대 경영지침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현대그룹은 3일 서울 계동 사옥에서 사장단회의와 시무식을 잇따라 열어 수출총력체제로 외화획득에 주력, 외환위기 극복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특히 정주영 명예회장이 2년만에 사장단회의에 참석, 『올해는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현대가 위기극복에 솔선수범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제를 57개 전 계열사로 확대, 실시하고 경영여건이 어렵더라도 정리해고 시행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우그룹과 선경그룹은 이날 상오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갖고 『그룹의 힘과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 IMF 파고를 뛰어넘자』고 결의했다.<이종재·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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