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위를 상대로 한 청와대비서실의 보고는 그 자체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청와대비서실의 보고에는 유재호 총무 김영섭 경제 등 수석비서관 2명을 비롯, 모두 4명이 참석했다. 보고에 앞서 김정길 간사를 비롯한 인수위원들은 여유있게 환담을 즐겼으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묵묵히 앉아 있어 양측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김간사는 먼저 『오늘 자료를 갖고 오면 인수위원들이 언제 공부를 하느냐』며 뼈있는 얘기를 한 뒤 『여야간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만큼 진지하고 성실하게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곧이어 청와대측은 「업무인계 자료」등의 유인물을 보며 청와대의 조직 인원 기능 등에 대해 보고했다.
이에 인수위원 5명은 청와대 각수석실간 업무 중복과 정책혼선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방안에 대해 물었다. 위원들은 또 『외환위기에 대한 보고가 언제 이뤄졌고 무슨 조치를 취했느냐』 『한보·기아사태의 장기화 배경은 무엇인가』『청와대 인사파일중 파기된 것은 없는지』등 최근 현안에 대한 질문을 퍼부어 청와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특히 일부위원은 청와대의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관련, 『김현철씨가 청와대 업무에 얼마나 개입했고, 현재 현철씨 인맥은 어느 정도 남아 있느냐』고 질문했다.
김정길 간사는 『대통령집무실과 비서관들이 근무하는 별관의 거리가 걸어서 10분이상 걸릴 정도로 멀어 긴급사태시 문제가 많다』며 개선방안을 물었고 이건개 위원은 『대통령에게 외환위기 같은 좋지 않은 얘기를 전해줄 수 있는 전담비서관을 두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위원은 『짚을 것은 다 짚었지만 청와대비서실을 감사하거나 꾸짖은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청와대측은 이날 모든 질문에 비교적 성실하게 답변했다는 후문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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