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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냉철하게” IMF 진단·처방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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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냉철하게” IMF 진단·처방전 ‘봇물’

입력
1997.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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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가 이제 일반 가정에까지 스며들고 있다.장난감 사달라고 졸랐다가 『IMF시대에…』 한 마디로 기죽는 어린이의 입에서 조차 『아임에푸는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라는 투덜거림이 흘러나온다. 모든 것이 IMF에 묻혀 『지금 어느 땐데 그런 소리냐』로 핀잔맞는 시대다.

『그럴수록 생각할 건 생각해봐야 하고 따질 건 따져봐야 한다. 거대한 공동의 위기를 앞에 뒀다고 누구는 득보고 성실한 사람만 손해봐서는 안된다』 위기극복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처방을 모색하는 책들이 연이어 나왔다.

○금융개혁·노동시장 등/위기의 근본원인 분석

무역학과 이현훈씨 등 강원대 교수 5명이 함께 쓴 「한국경제­과거, 현재, 그리고 21세기 비전」(비봉출판사, 1만원)은 지난 반세기 한국경제를 꼼꼼히 되돌아보면서 위기의 근본원인을 분석한다.

금융개혁, 노동시장의 구조와 노사관계, 남북한 경제협력, 환경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아울렀다.

○세금과 물가·부동산 등/생활경제 궁금증 답변

SIM컨설팅 소장 곽해선씨가 지은 「꼭 알아야 할 IMF 경제」(21세기북스, 6,000원)는 거시적 분석보다는 생활경제 소개서에 가깝다. 「IMF 이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달라질까, 환율은 안정될까, 유망한 업종과 위험한 업종은 무엇인가, 세금과 물가, 부동산과 주가는 어떻게 될까」 등 피부에 와닿는 질문들에 답했다.

○한강기적과 몰락 초래/재벌·경제관료 책임론

박태견씨의 「관료 망국론과 재벌신화의 붕괴」(살림출판사 발행, 8,000원)는 현 상황에 대한 재벌과 경제관료 책임론을 편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양대 선도집단은 경제관료와 재벌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 한강의 「몰락」을 초래한 집단도 관료와 재벌이다. IMF는 우리나라의 모라토리엄(국가채무 지불유예 선언)을 막아주는 대가로 경제관료의 무장해제와 재벌해체를 요구했다』 필자는 분석에서는 과감하지만 결론에서는 지나치게 조심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세계적 석학 11인의 한국경제 문제점 진단

「세계의 석학 11인이 내다본 한국경제」(김상철 엮음, 창해, 8,000원)는 세계적인 경제·정치 분야 석학과의 대담이다. IMF 체제가 등장하기 전에 인터뷰한 내용이라 현재 당면한 문제를 직접 다룬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단이 깊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정부의 개입은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그것은 예외적인 현상이다. 한국은 이제 80년대식 국가운영을 계속할 수 없다. 권위적인 정부도 재벌의 시장지배도 막을 내려야 한다. 이제 한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권력을 분산할 때다』(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조지 메이슨대 교수) 등 귀기울여야 할 충고가 많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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