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PK에 이어 이번에는 MK시대」라는 말이 관가에 돌고 있다고 한다. 김대중씨의 대통령당선으로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출신에 의해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목포·광주등 호남출신 공무원들에게도 「볕들 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권력중심의 지연에 따라 부침이 뚜렷했던 관료인사의 속성상 그럴듯한 분석이다. ◆흔히 김영삼정권의 실패작 가운데 하나로 관료인사의 지역편중과 잦은 개각을 꼽는다. 특히 관료인사에 있어서 이른바 PK편중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심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과거 TK에 이은 PK 출신의 득세로 타지역 출신 관료들의 소외감은 더욱 깊어졌던게 엄연한 사실이다. ◆예컨대 재경원은 한보사태 이후 IMF구제금융 직전까지 부총리 차관 실장 과장등 핵심 금융정책라인을 모두 PK출신이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국회자료에 따르면 재경원 본부의 보직국장 이상 직책엔 단 한 명의 호남출신도 없다. 이같은 지역편중인사가 어쩌면 국가부도위기를 불러 왔는지도 모른다. ◆공무원 인사에서 지연 못지않게 부정적인 것이 학연이다. 일본의 야마이치 증권이 망한 것은 이 회사에 유독 도쿄대 출신이 많아 역시 도쿄대 출신 천지인 대장성과 유착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학연이나 지연인사는 부패와 무능의 발효제이다. ◆정권인수위가 정권말기 선심성인사의 중지를 요구했다. 정부인사의 정실구조에 대해서도 파악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대선후 호남출신 공무원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면 그 자체가 구태다. 화합이라는 명분으로 호남출신이 역차별을 받는다면 더욱 웃기는 일이다. 새해엔 능력본위의 인사로 관료사회에서 지역주의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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