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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자금시장 대란 우려

입력
1997.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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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BIS기준 제고위해 콜거래 전면 중단가능성/한은 3단계대책 마련… 외환시장은 오늘 최대고비은행 연말결산일인 31일 자금시장에 큰 혼란이 우려된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결산일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31일에는 은행권의 콜자금 공급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콜자금을 빌려주는 것도 일종의 대출이고 대출이 많으면 자기자본비율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금부족 은행들이 빌려쓰는 콜자금 규모는 하루 평균 ▲은행권 4조원 ▲제2금융권 1조3,000억원등 총 5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이중 1조5,000억원 가량은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내놓은 자금이다. 만약 31일 콜자금 공급이 전면 중단된다면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덜 받는 외국은행 지점들이 콜거래를 계속하더라도 은행권에는 최소 3조8,000억원의 자금공백이 발생하며 최악의 경우 지급불능상황도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벌써부터 자금여유은행들은 콜을 빌려주더라도 늦어도 31일까지는 회수하려고 하는 반면 자금부족은행들은 만기를 최대한 늦춰 31일이후 갚으려 하고 있다』며 『최근 콜거래가 부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31일 콜시장대란」에 대비, 3단계 대책을 강구중이다. 우선 1단계로 BIS 자기자본비율에 여유가 있는 은행들에게 콜자금공급을 계속하도록 강력한 「창구지도」를 펼 예정이다. 2단계로 종금 증권등은 은행에 손을 벌리지 말고 자체 콜거래로 해결토록해 은행권 여유자금이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계획이다.

그래도 자금부족이 발생하면 한은은 여유있는 은행에서 돈을 환수, 부족은행에 지원하는 중개역할에 나설 방침이다. 은행이 결제불능상태에 빠질 경우 한은이 당연히 최종대출자 역할을 맡아야겠지만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본원통화증발을 강력 규제하고 있어 발권력으로 자금부족은행을 직접 구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은은 자금부족은행으로부터 환매채(RP)를 매입, 돈을 지원한뒤 자금잉여은행에 RP를 매각, 풀린 돈을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행 자기자본비율 산정에 최대변수인 환율이 31일 기준환율(30일 시장평균환율)로 적용됨에 따라 외환시장은 30일 최대고비를 맞았다. 자기자본비율제고를 위해 단 1원이라도 환율을 끌어내리려는 은행들과 떨어진 환율에서 1달러라도 더 사려는 결제·가수요세력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30일 외환시장에 이어 31일 자금시장까지 은행들로선 올해 마지막 순간까지 힘겨운 「BIS 자기자본비율」과의 싸움을 벌어야하는 셈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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