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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주도 개발 개혁 등 한국 변혁의 때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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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주도 개발 개혁 등 한국 변혁의 때는 왔다”

입력
1997.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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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 사설한국이 그동안 의지해 온 재벌 주도의 중앙집중식 개발 모델을 대체할 근본적인 개혁의 때를 맞이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사설에서 지적했다.

사설은 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낡은 구체제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인 만큼 이같은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요약.

『한국에 근본적인 개혁의 때가 왔다. 때맞춰 등장한 김 당선자는 국정운영 경험도 없고 경제지식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용기와 노동계급의 신뢰, 불신받는 구체제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그는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는 이 위기가 한편으로는 기회임을 알아채고는 「국제통화기금(IMF) 협정을 100%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불행을 축복으로 바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혁이 한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아니라 감내할 수 있는 것임을 국민들에게 확신시켜야만 한다.

구체제의 무능력이 너무 컸던 탓에 한국은 구걸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구걸하는 자에게는 선택할 권리가 없다. 한국은 지난주 IMF 구제금융 패키지 약 600억달러중 100억달러를 미리 받기로 했다. 이 돈은 선물이 아니다. 그 대가로 요구된 정책들은 부채에 짓눌린 민간기업의 파산을 가속화할 것이다. 한국은 더이상 「재벌 주도의 중앙집중식 개발」이라는 구모델에 매달릴 수 없게 됐다.

새정부는 우선 부실 금융기관을 폐쇄하고 금융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또 기업의 외국인 소유한도를 하루빨리 확대하고 서비스산업과 중소기업을 장려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규제완화와 복지대책의 적절한 조합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힘센 외부세력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개혁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이같은 균형을 이루려면 외부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급진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김 당선자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는 그렇게 할 수 있을 뿐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한다』<정리=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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