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일본 외무장관의 방한은 한국의 금융위기와 정권교체기가 맞물린 시점에서 이루어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오부치장관의 공식적인 방한 목적은 한일 양국간 어업협정개정협상의 타결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양국간 금융협력과 새정부와의 관계조정등을 위한 「특사」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되리라는 관측도 낳고 있다. 그의 일정에서 이같은 의미가 드러난다고 할수 있다. 오부치 장관은 29일 하오 유종하 외무장관과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가진데 이어 30일 상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를 예방하고 하오에는 임창렬 부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우선 어업협정개정협상과 관련, 양국 외무장관은 주요쟁점을 두고 원칙적인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오부치장관은 연내에 협정개정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여론의 파기압력을 견딜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파기불사」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오부치 장관은 30일 김대통령과 김당선자에게도 이같은 뜻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실무회담을 거치지 않고 외무장관회담에서 최종 조율을 시도한 것은 여론무마를 위한 「파기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이에 반해 금융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이미 금융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의 뜻을 밝힌 만큼 임부총리와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오부치장관이 IMF를 통해 우리에게 조기지원해주기로 한 33억달러외에 나머지 67억달러의 조기지원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부치 장관은 특히 차기 집권자인 김당선자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모종의 「선물」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는 지난주 김당선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부치 장관편에 선물보따리가 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오부치 장관은 이와함께 한일어업협정개정문제와 북일관계개선등에 대한 김당선자의 의중과 차기정부와의 관계설정을 살피려 할 것으로 여겨진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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